역사적 고점 앞에 선 닛케이… 코스피는 첫날 빼고 줄하락
2024.01.14 18:53
수정 : 2024.01.14 18:53기사원문
새해부터 일본증시가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일본증시를 대표하는 닛케이225지수는 34년 만에 3만5000선을 돌파했고, 도쿄증시 시가총액은 3년 반 만에 아시아 1위 자리에 올랐다.
반면, 국내 증시는 최근 8거래일 연속 하락하며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14일 도쿄증권거래소에 따르면 닛케이225는 현재 3만5577.11까지 올라왔다. 올해 첫 거래일(4일) 이후 6.31% 뛰었다. 1년 전만 해도 닛케이225는 2만6000선을 간신히 넘었다. 하지만 지난해 5월 3만선을 돌파했고, 1년 동안 28% 상승했다. 닛케이225의 역대 최고치는 1989년 10월에 기록한 3만8915다. 현재 지수와 고작 9% 차이가 난다.
닛케이225의 상승 배경으로 일본은행(BOJ) 통화정책 전환 기대감 후퇴, 수출주 중심의 강세, 엔화 약세 등이 꼽힌다. 그 중에서도 일본 반도체 밸류체인 기업들의 강세가 지수를 끌어올린 '숨은 공신'이라는 평가다.
대신증권 김정윤 연구원은 "지난 5~11일 지수 내 기여도를 살펴보면 대표적 반도체 제조 전공정 장비기업 도쿄일렉트론, 후공정 장비기업 어드반테스트와 교세라, 호야 등이 상위권을 차지했다"며 "일본 반도체 제조 체인이 전반적으로 견조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데 그 배경에는 정부 차원의 적극적인 투자유치 지원이 있다"고 설명했다. 닛케이225는 구성종목이 시가총액이 아니라 높은 가격일수록 지수 내에 더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가격가중방법론'으로 형성된다.
이와 달리, 국내 증시는 연일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올해 들어 코스피지수는 4.90% 내렸다. 지난 3일부터 8거래일 연속 하락으로, 2022년 5월(2~12일) 이후 1년 8개월 만에 가장 긴 내림세다.
미국의 조기금리 인하 기대감으로 지난 연말 단기간 과열된 증시가 가격 조정을 거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연말 배당을 노리고 유입된 기관들의 대규모 물량이 출회된 점과 '산타랠리'를 이끌었던 삼성전자의 실적 부진도 발목을 잡았다.
증권가에서는 일본 주식시장이 올해 상반기 사상 최고가를 경신할 것으로 예상한다. NH투자증권은 올해 상반기 닛케이225의 주가 상단을 3만8000선으로 판단했다.
NH투자증권 김채윤 연구원은 "일본주식은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경기민감주로 인식되는 경향이 있다"며 "일본주식에 대한 선호가 높아지기 위해서는 글로벌 경기 회복에 대한 전망이 필수 요소인데 미국의 개인소비 견조함, 반도체 업황 회복에 대한 기대, 도쿄증권거래소의 변혁 요구 등을 고려하면 일본 주식시장에 긍정적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올해 일본경제는 제조업의 생산활동 회복, 방일 외국인 소비증가, 일본정부의 대규모 경제 대책을 바탕으로 1%대의 완만한 경기 확대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한다"며 "상반기 일본 주식시장은 변동 폭 확대 속에 사상 최고가를 경신할 것"이라고 전했다.
hippo@fnnews.com 김찬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