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었던 아이폰15의 부진.. 韓 부품업체 실적 비상

      2024.01.17 06:52   수정 : 2024.01.17 06:52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전 세계 최대 스마트폰 시장인 중국에서 '아이폰15'의 판매 부진이 이어지면서 국내 부품업계의 실적 전망에 먹구름이 꼈다. 이미 아이폰에 부품을 공급하는 대만 업체들의 실적 둔화가 가시화됐다. 수요 침체기에 높은 애플 의존도가 실적에 '부메랑'이 된 모양새다.



1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애플은 최근 중국 시장에서 아이폰15 판매 가격을 내리기로 했다. 애플은 오는 18~21일까지 중국 공식 웹사이트를 통해 아이폰15 시리즈 가격을 최대 500위안(약 9만원) 인하하기로 했다.
맥북 에어도 최대 800위안(약 15만원) 할인해 판매한다.

애플 선호도가 높은 중국에서 아이폰 시리즈가 할인 판매되는 건 이례적인 일이다. 실제 시장조사기관 테크인사이츠에 따르면 아이폰15가 출시되기 전인 지난해 2·4분기 기준 전 세계 아이폰 출하량 1위 국가는 중국으로 조사됐다. 그러나 화웨이 등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들이 선보인 신형 스마트폰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아이폰15의 인기는 꺾이고 있다. 애플은 지난해 4·4분기부터 5분기 연속 실적 역성장이 유력한 상태다.

아이폰15의 예상 외 부진에 핵심 부품을 공급하는 업체들도 비상이 걸렸다. 실제 대만 협력사들이 공개한 최근 실적은 하락세가 뚜렷하다. 애플의 최대 협력사인 폭스콘의 지난해 12월 매출은 약 148억4000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26.9% 감소했다. 아이폰15 수요 부진 및 선제적으로 축적한 높은 재고 때문으로 분석된다.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3나노미터(1nm=10억분의1m) 공정으로 제조한 A17 칩셋을 아이폰15에 공급한 TSMC의 지난해 12월 매출도 전년 동기보다 8.4% 감소한 약 56억달러에 그쳤다.

애플 비중이 높은 국내 부품업체들의 올해 실적 전망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아이폰15 시리즈에 카메라모듈을 공급하고 있는 LG이노텍의 지난해 1·4분기에서 3·4분기 애플향 누적 매출은 9조9658억원에 달한다. 이 기간 전체 매출(13조467억원)의 76% 수준이다. 아이폰 시리즈 판매량에 따라 실적이 출렁이는 구조다. LG이노텍은 반도체 기판, 전장 등 신사업 투자를 늘리며 수익 다각화를 모색하고 있지만, 여전히 캐시카우(현금창출원)는 애플향 부품이다.

아이폰15 시리즈에 패널을 공급하는 디스플레이 업계의 표정도 어둡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아이폰15 △아이폰15플러스 △아이폰15 프로 △아이폰15 프로 맥스 등 아이폰15 시리즈 전 모델에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을 납품한다. LG디스플레이도 아이폰15 프로, 아이폰15 프로 맥스 등 2종에 OLED 패널을 공급한다.


업계 관계자는 "예상보다 더 빠른 속도로 아이폰15 출시 효과가 소멸되면서 애플향 실적 하락이 본격화되는 모습"이라며 "애플 의존도를 낮추기 위한 국내 업체들의 사업 다각화 노력도 빨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mkchang@fnnews.com 장민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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