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채 잡고 뜯어..'상습 학대' 간병인 "몸 못 가눠 짜증 폭발"
2024.01.17 07:23
수정 : 2024.01.17 07:23기사원문
지난 16일 서울 광진경찰서는 자신이 돌보는 환자 B씨를 학대한 혐의로 50대 여성 간병인 A씨를 입건했다고 밝혔다.
머리채만 잡고 환자 몸 일으켜 세운 간병인
이 간병인은 뇌염에 걸려 몸을 제대로 가눌 수 없는 B씨의 머리채를 잡고 흔들거나, 얼굴 부위를 폭행하는 등 학대한 혐의를 받는다.
이 사실은 B씨가 코로나에 걸려 폐쇄회로(CC)TV가 있는 1인 병실로 옮겨지면서 드러났다. B씨의 상태를 수상히 여긴 의료진이 CCTV를 확인하고 B씨의 가족에 알리면서 학대가 확인된 것이다.
SBS가 이날 공개한 CCTV 영상에는 학대 장면이 고스란히 담겨있다. 영상을 보면 A씨는 여러 차례 누워 있는 B씨의 머리채를 잡고 뜯거나 흔들었다.
뿐만 아니라 A씨는 B씨의 얼굴을 손으로 내리치고 재활운동용 나무 막대기로 이마와 입술을 때리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B씨의 자녀는 "(간병인이) 늘 해왔다는 듯이 오로지 머리채만 잡고 엄마를 일으켜 세우더라"라며 "머리카락이 빠져서 (머리에) 크게 땜빵처럼 생겼고 뒤에도 세 군데가 그렇더라"라고 SBS에 말했다.
이어 "제가 너무 뒤늦게 알았다는 게 죄스럽다"라며 "긴 기간 동안 엄마 혼자 오롯이 고통을 견뎌낸 것이지 않느냐"라고 울분을 토로했다.
CCTV 찍힌줄 모르고 "환자 혼자 다쳤다" 주장
A씨는 CCTV의 존재를 알기 전에는 B씨 가족들에게 "환자가 스스로 움직이다 다친 것"이라고 주장했지만 경찰 조사에서 CCTV 여부를 알게 된 후에는 "몸을 가누지 못하는 환자를 간병하다 짜증이 나 폭행했다"라고 범행을 인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지난해 5월부터 고용됐는데, B씨의 자녀는 이전에도 어머니 몸 곳곳에서 비슷한 상처를 봤다면서 상습 학대를 의심하고 있다.
경찰은 A씨를 노인 학대와 상해 혐의로 입건한 가운데, 또 다른 범행이 있었는지 조사하고 있다.
yuhyun12@fnnews.com 조유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