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BV가 뭐길래' 내년 양산 나서는 기아..현대차도 눈치싸움

      2024.01.18 06:00   수정 : 2024.01.18 06:00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지난 12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화려하게 막을 내린 세계 최대 가전·정보기술(IT) 전시회 CES 2024. 다양한 모빌리티 업체들이 대규모 전시관을 꾸리며 관람객들의 시선을 빼앗았는데, 그 중에서도 가장 눈길이 가는 곳은 현대차그룹의 일원으로 한국 자동차 산업을 이끌고 있는 기아 부스였다. 다른 업체와 달리 기아는 먼 미래의 기술이 아니라, 당장 내년부터 시작할 신사업 목적기반모빌리티(PBV)를 CES 무대 전면에 내세웠기 때문이다.

실제 CES 2024 기간 내내 기아 전시관은 PV5·PV7·PV1 콘셉트 차량의 실물을 보기 위한 관람객들로 북적거렸다.

모두 실용성을 극대화 한 박스카 형태의 디자인을 채택했지만, 전기차임을 강조하는 바퀴, 차량 이름과 로고를 발광다이오드(LED)로 처리해 미래차 이미지를 강조한 것이 눈에 띄었다. 헤드램프 디자인도 기존 전기차와는 차별화된 모습을 보여줬다.
현장에선 시연도 이뤄졌는데, 기존 차량과 달리 직각 또는 사선으로 움직이거나, 제자리에서 회전하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다. 유명 시각장애인 가수 스티비 원더도 기아 부스를 찾아 기아의 PBV 콘셉트카를 체험하며 "저 잘 안보이는데 만져 봐도 될까요?"라고 언급하는 등 큰 관심을 보였다.



송호성 기아 사장은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기자들과 만나 "기아는 군용차를 만들기 때문에 PBV 분야에선 거의 30년이 됐다. PBV에 있어서는 아주 오랫동안 거의 득도한 회사"라며 PBV 시장 선점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특히 송 사장은 "내년에 첫 (중형급)PBV인 PV5가 나오는데, 원화로는 아직 결정이 안됐지만 목표로 하는 가격은 3만5000달러(약 4700만원) 정도로 생각하고 있다"며 공격적인 가격 책정에 나설 것임을 시사했다. 기아가 올해부터 순차적으로 출시하는 중소형 보급형 전기차 EV3·EV4·EV5와 유사한 수준으로 중형급의 PV5를 내놓겠다는 것이다.



현재 기아는 오토랜드 화성에 연간 15만대 수준의 생산능력을 갖춘 PBV 전기차 전용공장 '이보 플랜트'를 구축하고 있다. 예상 양산 시점은 내년 하반기다. 기아 오토랜드 PBV 전용공장은 지난해 11월 준공한 현대차그룹 싱가포르 글로벌 혁신센터(HMGICS)와 마찬가지로 대량생산의 상징인 컨베이어 벨트를 없애고, 각기 다른 모빌리티를 동시에 제작할 수 있는 유연생산 방식인 '셀' 시스템을 도입한다. 이를 토대로 다품종 소량생산, 더 나아가 PBV를 완전하게 개인의 기호와 목적에 따라 맞춤 제작하는 ‘비스포크 모빌리티 솔루션’ 형태로 발전시키겠다는 것.

송 사장은 "경상용차 시장이 2030년 약 350만대 정도가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는데, 이 가운데 전기차 시장이 150만대 정도로 보고 있다"며 "2030년에는 30만대의 PBV를 판매할 수 있을 것으로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업계에선 기아가 PBV 시장에서 성공적으로 안착한다면, 현대차도 사업 진출을 추진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앞서 현대차 노사는 지난해 PBV 실증 사업을 진행키로 한 상태다.
실증사업은 현대차 울산공장에서 이뤄지며 향후 공장 내 유휴 부지를 활용한다.

cjk@fnnews.com 최종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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