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인혁 "부담, 욕심안고 시작한 '열녀박씨'…심적으로 많이 힘들어" ②
2024.01.17 15:01
수정 : 2024.01.17 15:01기사원문
(서울=뉴스1) 윤효정 기자 = 배우 배인혁이 '열녀박씨'가 많은 부담감으로 심적으로 힘들었다고 했다.
MBC 드라마 '열녀박씨 계약결혼뎐'(극본 고남정/연출 박상훈)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한 배인혁은 최근 뉴스1과 만나 드라마 비하인드 스토리를 공개했다.
이달 초 종영한 '열녀박씨 계약결혼뎐'은 죽음을 뛰어넘어 2023년 대한민국에 당도한 19세기 욕망 '유교걸' 박연우(이세영 분)와 21세기 무감정 강태하(배인혁 분)의 계약결혼 스토리를 담은 드라마. 배인혁은 드라마 '슈룹' '치얼업' 등을 통해 차근차근 성장해 '열녀박씨'의 강태하로 분해 새로운 매력을 보여줬다.
전작에서 보여준 어린 소년과 청년의 이미지를 벗고 이야기를 끌고 가는 남주인공으로서 성숙한 모습을 보여줘야 한 점이 도전이었다고. 그는 오랫동안 연기생활을 해온 선배 이세영과의 호흡을 기대했다면서 '열녀박씨'를 통해 그의 배려심 많은 모습에 많이 배웠다고 했다.
<【N인터뷰】①에 이어>
-어떤 점이 힘들었나.
▶육체적인 것보다 심적으로 많이 힘들었다. 마음고생을 많이 했는데 그걸 이겨내고 잘 돼서 기분이 좋다. 잘 되니까 이겨내게 되더라. (웃음) 태하를 연기하면서 지고 싶지 않은 느낌, 선배님들의 에너지에 밀리지 않고 싶어서 더 고민하다 보니 짜증도 나고 마음고생도 했다. 기존에 느낀 부담감과 다른 무게감이었다. 지금까지는 대학생, 로스쿨 학생 같은 역할을 맡이 했는데 '열녀박씨'가 '어른'을 연기한 첫 작품이어서 부담이 됐다. 그래서 더 욕심이 났던 것 같다.
-지금까지는 청춘물, 로맨스물 위주 드라마에 출연했는데 '열녀박씨'는 폭넓은 세대 시청자에게 사랑받은 편이다. 그런 반응을 실감했나.
▶전작도 많이 사랑해주셨는데 제 또래나 학생 시청자들이 많았던 것 같다. 이번에는 부모님 지인분들이 '딸이 잘 보고 있다' 같은 연락을 많이 해주셔서 확실히 폭이 더 넓은 시청자분들이 알아봐주시는구나 싶었다. 식당에 가면 알아보시는 분들이 많지 않았는데 요즘에는 밥 먹고 계산할 때 말씀해주시더라. 너무 감사하게 생각한다.
-자신과 태하는 어떤 점이 닮았나.
▶초반에 나온 태하는 나와 너무 다른 것 같고 중후반부는 닮은 것 같다. 제 모습에서 끌어올 수 있는 소스들을 많이 이용했다. 나는 장난기는 있는데 상황에 따라서 달라지는 것 같다. 편한 사람들과 있으면 농담도 자주 하는 편이다. 태하의 질투신은 더 그렇게 했다. 태하가 한 번도 연애를 해본 적이 없는 사람이어서 단순히 아이가 될 것 같더라. 나이에 맞지 않게 단순한 감정이 나올 거라고 생각해서, 질투가 나면 질투가 나는대로 표현하려고 했다.
-태하가 질투하는 신이 '고라니 신'으로 알려지더라.
▶고라니? (웃음) 대본상에서 태하가 그러지는 않았는데 태하가 어느 정도 마음이 열린 상태고 (연우를) 신경을 쓰고 있으니까 애드리브성으로 한 게 많은 작품이었다. 감독님이 일부러 컷을 안하신다. 저희 연기가 끝나도 컷이 안 나니까 더, 더, 더 하게 된다. (웃음)
-애착이 가는 신이 있다면.
▶12부에서 조선시대 태하가 갈대밭에서 연우에 기대서 죽는 신이 있는데 그 신 자체도 너무 애절해서 기억애 남고 너무 추워서 기억에 남는다. (웃음) 너무 감정이입이 될 거 같더라. 대사도 좋았다. '열녀박씨'가 빨라서 못 느낄 수도 있는데 하나하나 곱씹어보면 예쁜 대사가 정말 많다.
-실제 나이보다 많은 캐릭터를 연기했는데.
▶(나이보다) 회사라는 조직에 다녀본 적이 없으니까 회사 안의 모습을 전혀 모르겠더라. 유튜브로 다큐도 찾아보고 그랬다. 나이 차이나 직급 차이 그에 따른 분위기나 무게감을 잘 모르겠어서 알아보려고 했다.
-예능에도 출연했는데 앞으로 계획도 있나.
▶저는 항상 하고 싶다. 다양하게 경험해보고 싶다. 그런데 제가 하고 싶다고 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일단 나는 예능에 대한 벽이 없어서 다 나가보고 싶다. '신서유기'도 너무 재미있었고 친한 사람들이랑 여행가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의지가 되는 친구들이 있나.
▶'간 떨어지는 동거' 팀은 지금도 항상 1년에 한두 번은 만난다. 연말에도 스케줄이 되는 사람들 모여서 연기 이야기도 했다. 또 허준호 선배님도 있다. 최근에 뵀는데 '군대나 가' 하시더라 .(웃음) 좋은 말씀 많이 해주신다. '지금 잘 하고 있으니까 욕심내서 뭔가 더 하려고, 더 큰 걸 바라보고 그러지 말라, 하던대로 하라'고 해주셨다.
-차기작 계획은.
▶검토하고 있다. 제가 (작품을) 가릴 것은 아니고 다하고 싶은 마음이다. 더 도전적인 것도 좋다. '열녀박씨'도 제게는 도전이었다. 위험할 수도 있지만 더 부딪쳐 보고 싶은 느낌이다. (도전이) 재미있는 것 같다. 감정이 극대화되어 있는 캐릭터들을 해보고 싶다. 가까운 사람의 비극을 겪는다든지, 장르로도 전쟁물이나 교도소 배경처럼 극한의 상황에서 연기를 해보고 싶다.
-최근에 재미있게 본 콘텐츠가 있나.
▶'환승연애2'를 재미있게 봤다. 생각보다 공부가 되더라. 날것의 감정이지 않나. 희두님이 오열하는 걸 보고 깜짝 놀랐다.(웃음) 그렇게 날것의 감정들에 몰입해서 보게 되더라.
-군입대 시기도 고민을 하나.
▶안 그럴 줄 알았는데 어느 순간부터 생각을 해야겠구나 싶다. 당연한 국방의 의무를 다하는 것이지만 우리 직업은 공백기가 길어지면 잊힐 수 있으니까 어떻게 하면 그걸 똑똑하게 생각해서 다녀올 수 있을까 싶고 알게 모르게 조급해지기도 한다. 군 뮤지컬이 지금도 있는지 모르겠지만 군대에서 해보고 싶다. 또 다른 경험을 할 수 있는 기회이니까.
-2024년을 어떻게 보내고 싶나.
▶차기작이 정해지면 그 작품이 정해지면 조금 더 과감하게 하고 싶다고 생각한다. 겁먹는 것보다 '한 번 해보고 한 소리 들으면 다시 해보지 뭐' 그런 느낌, 막연하게 자신감만 있던 초심을 떠올린다. 물론 막연한 자신감만 있으면 안 되지만, 그런 깡을 가지고 과감하게 도전해보고 싶다.
-새해 목표는.
▶새해 목표를 정하는 순간 그것만 쫓는 사람이다. 바보 같아서 그러면 다 놓치게 되더라. 바라는 건 저라는 사람 자체가 성숙해졌으면 좋겠다. 스물일곱, 스물여섯이 되면서 내가 어릴 때 막연하게 어른이라고 생각한 나이가 됐구나 싶기는 하다. 실제로 그 나이가 되어보니 아니긴 하지만.(웃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