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트렌드는 '과소비' 아닌 '계획소비'...체크카드·선결제가 뜬다

      2024.01.18 05:59   수정 : 2024.01.18 05:59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카드값 연체가 늘어가는 가운데 소비자들 사이에서 계획소비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다. 실제 지난해 7개 전업카드사(신한·현대·KB국민·롯데·우리·BC·하나)의 1·4분기 대비 3·4분기 체크카드 이용금액이 모두 상승세를 기록한 가운데, 카드사들은 선결제 방식을 통해 소비자들의 계획소비를 유도하고 있다.

18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3·4분기 말 기준 8개 전업카드사(신한·현대·삼성·KB국민·롯데·우리·BC·하나) 신용카드 연체 총액은 2조516억 원으로 전년 동기(1조3398억 원) 대비 53.1%(7118억원) 증가했다.

연체율은 1.6%를 기록하며 직전 분기 대비 0.3%포인트(p), 전년 동기 대비 0.62%p 높아지는 등 연체율 상승곡선이 점차 가팔라지는 추세다.

연체액 및 연체율이 상승하는 것은 카드대금을 갚지 못하는 고객이 늘어난다는 의미로, 고객들은 지출을 체계적으로 관리하며 연체를 방지하기 위해 체크카드 사용을 늘리고 있다.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신한카드 고객들의 체크카드 이용금액은 지난해 1·3분기 7조2314억원였지만, 3·4분기에는 7조5197억원으로 2883억원 뛰었다. 같은 기간 현대카드 고객들의 체크카드 이용금액은 1852억원에서 3099억원으로 1247억원, KB국민카드 고객들의 이용금액은 9조174억원에서 9조3075억원으로 2901억원 증가했다.

동 기간 롯데카드, 우리카드, BC카드, 하나카드 고객들의 체크카드 이용금액도 각각 329억원, 2044억원, 2억원, 3937억원 올랐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체크카드의 경우 통장에서 돈이 바로바로 빠져나가는 것이 보이기 때문에 고객들 입장에서는 지출을 관리하기가 더 편리하다"고 설명했다.

한편, 신용카드를 이용하는 고객들의 '계획소비'에 대한 수요 증가하고 있다. 이에 카드사들은 카드 대금 결제일이 오기 전에 미리 카드값을 지불하는 '선결제'를 계획소비 방안으로 소개했다. 결제금액이 계좌에서 즉시 빠져나가는 체크카드와 달리 신용카드는 지출 현황을 파악하기 어려워 과소비로 이어지기 쉬운데, 선결제를 할 경우 현재 카드값이 얼마인지 확인하면서 지출에 대한 경각심을 가질 수 있다.

삼성카드는 선결제 서비스로 '매주 미리내기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이 서비스는 매주 월~일요일 사용대금을 다음주 화요일에 내는 방식으로, 주 단위 일시불 금액이 10만원 이상이면 이용 가능하다. 해당 주차에 미리 내지 못했더라도 별도의 연체처리 없이 카드 결제일에 내면 되는 방식으로, 매달 한 번만 미리 내도 달마다 포인트를 받을 수 있다.

현재 삼성카드에서는 매주 미리내기 서비스를 이용하면 '나만의 화분'을 만들 수 있다. 결제금액을 미리 낼 때마다 잎을 받는 게임으로, 12주동안 잎을 모아 화분을 만들면 상품권이나 주유권 등으로 교환할 수 있다.

현대카드도 '즉시결제'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해당 서비스는 결제일 이전에 카드 이용금액을 원하는 만큼 미리 결제할 수 있는 서비스로 이용 건별 또는 이용금액별로 즉시결제 신청이 가능하며, '즉시결제 내역' 메뉴에서 이용내역을 확인할 수 있다.

카드사들의 선결제 서비스를 활용할 경우, 고객들은 카드 한도를 늘릴 수 있고 카드사들은 자금 융통을 원활히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고객 입장에서) 1000만원의 한도가 있다고 가정했을 때, 100만원을 쓰고 900만원 한도가 남은 단계에서 50만원을 선결제하면 그만큼 한도가 복원돼 950만원의 한도로 카드를 사용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또 다른 카드사 관계자는 "고객들이 선결제를 할 경우 카드사 입장에서는 자금을 먼저 당겨받을 수 있고, 받아야 할 금액을 미리 청산한다는 점에서 리스크 관리도 가능하다"면서 "어떤 고객이 카드 대금을 10일 미리 갚는다고 가정했을 때, 카드사들은 10일간의 이자 비용을 벌 수 있는 구조"라고 전했다.

yesji@fnnews.com 김예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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