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리여행 중 친모 살해 ‘늦둥이딸’..7년 복역하고 또 26년 실형
2024.01.18 09:49
수정 : 2024.01.18 09:49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10년 전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남자친구와 함께 친모를 살해·유기한 혐의로 약 7년간 복역한 헤더 맥(28)이 미국에서 다시 실형을 선고받았다.
2014년 '발리 여행가방 살인 사건'으로 유명
17일(현지시간) A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시카고 연방법원은 이날 ‘발리 여행가방 살인사건’의 공범이자 피해자 쉴라 본 위스-맥(당시 62세)의 외동딸인 맥에게 징역 26년형을 선고했다.
맥은 2014년 인도네시아 유명 휴양지 ‘발리’에서 친어머니를 살해하고 시신을 유기한 혐의를 받는다.
맥은 법정 최후진술에서 “딸을 낳아 기르면서 비로소 어머니가 내게 준 사랑을 깨닫게 됐고, 지난 10년간 많이 성장했다”며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을 표하고 가족들에게 사죄했다.
하지만 피해자의 남동생인 외삼촌 빌 위스는 “맥은 거짓말에 능수능란한 괴물”이라며 “법원이 맥의 계산된 거짓 발언에 속지 말고 충분한 죗값을 치르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맥은 2014년 8월 남자친구 토미 섀퍼(30), 어머니와 함께 발리의 호화 리조트 ‘세인트 레지스’로 여행을 가서 어머니를 살해한 후 여행가방에 넣어 유기한 혐의를 받고 있다. 사건 직후 맥은 어머니가 납치·살해됐다고 주장하다가 살인 혐의를 인정했다.
그는 자신의 임신 사실을 알게 된 어머니가 낙태를 종용하며 다그치자, 섀퍼가 우발적으로 살인을 저질렀다고 진술했다.
이와 관련 인도네시아 법원은 2015년 섀퍼에게 징역 18년 맥에게 징역 10년을 각각 선고했다. 맥은 7년 2개월 복역 후 가석방돼 2021년 11월 미국으로 송환됐다.
맥의 변호인단은 “일사부재리 원칙에 따라 미국 법원이 맥을 다시 처벌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발리에서 7년여 복역 후 美서 또 실형
그러나 맥을 다시 기소한 미 연방 검찰은 “미국이 아닌 나라에서 처벌받았기 때문에 일사부재리 원칙이 적용되지 않고 공소 사실도 다르다”고 강조했다.
맥과 섀퍼는 인도네시아 법원에서 우발적 범행을 주장했으나 미국 검찰은 “이들이 위스-맥의 신탁기금 150만 달러(약 20억원)를 노리고 여행 전부터 살인을 계획한 정황을 포착했다”며 ‘고의 살인 및 사법방해’ 등의 혐의로 기소했다.
결국 맥은 미국 송환과 동시에 체포돼 시카고 연방 교도소에 수감됐고, 작년 6월 혐의를 인정했다. 미국 검찰은 헤더에 양형 기준 최대 형량인 징역 28년을 구형했으나, 재판부는 26년의 실형을 선고했다.
맥이 2015년 인도네시아 교도소에서 출산해 키우다가 여섯살 때 미국에 함께 온 딸은 이제 아홉살이 됐고 현재 친척 손에 자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부모가 각각 60대와 40대에 만나 얻은 외동딸인 맥은 흑인 아버지에게 집착을 보이며 백인 어머니에게 반발했다. 맥이 어머니에게 폭력을 써 경찰이 집에 출동한 일도 86차례나 된다.
맥의 아버지 제임스 L.맥(1929~2006)은 저명한 재즈 작곡가로, 30년간 시카고 해롤드 워싱턴 칼리지 음대 학장을 지냈다.
그는 맥이 열 살 때인 2006년 8월 그리스 아테네 휴양지로 가족여행을 갔다가 폐색전증으로 쓰러져 사망했다.
한편, 맥의 남자친구 섀퍼는 아직 인도네시아에서 복역 중으로 2026년 미국 송환 가능성이 있으며 미 연방검찰은 섀퍼에게도 동일한 혐의를 적용해 기소한 상태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