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탁세제의 변천사...가루이어 액체, 이젠 OO이 대세?

[파이낸셜뉴스] 세탁세제 시장이 또 한번 큰 변화를 겪고 있다.

드럼 세탁기가 보편화되면서 가루 분말세제에서 액체 세제가 주를 이루던 것에 이어, 최근엔 액체 세제를 1회 분량으로 소포장한 캡슐형이 대세로 떠오르고 있다. 캡슐세제는 초고농축 타입으로 적은 양으로 세척 효과가 뛰어나고 액체 세제 대비 생산과정에서 물 사용량이 적어 친환경적 요소도 갖추면서 주목받고 있다.

세탁세제 연평균 3.66% 성장

19일 기업신용정보 전문기업 NICE디엔비에 따르면, 통계청 광업·제조업 통계자료를 기반으로 한 국내 세탁세제 출하액은 2017년 6000억원에서 2021년 7100억원으로 증가했다. 이후 연평균 3.66% 성장해 오는 2026년에는 8500억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8500억원대 시장은 기술 발전과 트렌드에 따라 변화를 거듭하고 있다. 청결과 위생에 대한 인식이 높아짐에 따라 적은 양으로도 더 높은 세척력과 세분화된 기능 등으로 세탁세제 소비 패턴도 변하기 때문이다.

특히 소비자 구매력 확대로 프리미엄 세제의 선호도가 높아지는 가운데 편리성이 뛰어난 캡슐세제가 주목받으며 업계에서 다양한 신제품을 출시하고 있다. 가사노동의 수고와 부담을 최소로 줄이고자 하는 현대인들의 습관으로 캡슐세제의 경쟁력도 높아지고 있는 셈이다. 지난 한 해 동안만 해도 라이온코리아, 애경, 유한양행, 피죤 등의 생활용품 기업에서 캡슐세제 신제품을 시장에 선보였다.

꼬투리처럼 세제가 특수 필름에 감싸져 있어 해외에서는 '팟(pods)'이라고 불리는 캡슐세제는 90년대 후반 처음 등장했다.

가루 날림과 손에 묻기 쉬운 분말세제의 단점을 보완하면서 세제, 표백제, 섬유유연제의 기능을 하나로 합친 '캡슐형 분말세제'를 글로벌 대기업(유니레버)에서 출시해 해외에서 큰 인기를 끌었다. 이와 함께 캡슐세제는 사용이 간편하고 보관이 용이한 것이 장점이다.

간편하고 보관 용이해 인기

지난 2000년 국내 세탁세제 브랜드 '비트'에서도 1회분 정량의 분말세제를 특수 수용성 비닐로 감싸 팩 한봉지만 넣으면 빨래가 가능한 '비트 퀵 파우더 팩'을 선보인 바 있다. 계량의 불편함이 없고 기존 농축세제의 60%만 사용해도 세척력이 우수하다는 점을 어필했다.

2016년에 들어서는 액체세제가 분말세제 점유율을 앞지르며 '대세'가 되자 이번에는 프리미엄 세제 시장에서 새로운 제형과 다양한 기능을 내세운 '캡슐형 액체세제'가 다수 출시되며 제 2전환기를 맞고 있다. 농축타입으로 생산과정에서 물 사용량이 적고, 액체세제 대비 무게가 가볍고 부피가 작아 운반 시 발생하는 탄소 배출량 감소 효과도 있다.

최근 주요 기업들이 선보이고 있는 캡슐세제는 얼룩제거는 물론 이염 방지, 향기 등의 기능을 강화하고, 실내에서 빨래를 말리는 빈도가 많은 현대인의 생활환경에 맞춰 냄새를 제거하는 '소취' 성분을 강화한 것이 특징이다. 라이온코리아의 비트는 브랜드 재도약을 위해 지난해 10월 캡슐세제를 출시하고 배우 조정석을 모델로 발탁, 활발한 온오프라인 마케팅 활동을 진행 중이다. '때가 쏙 비트'라는 광고 CM송으로 유명한 전통 있는 제품이 트렌드를 반영해 변화한 것이다.

비트캡슐은 환경변화, 세제 사용 변화에 맞춰 미세먼지와 진드기 케어, 탈색 방지, 티트리 오일향까지 4가지 기능을 한 알에 담은 '포인원(4-in-1)'과 빨래 냄새를 강력하게 제거해주는 '실내건조' 2가지 제품으로 소비자들의 평가를 받고 있다. 두 제품 모두 이탈리아 브이라벨 비건 인증 뿐 아니라 독일 더마테스트 엑설런트 인증을 획득해 온 가족에 의류에 사용할 수 있으며, 국내 자체 공장에서 생산하여 유통(운송) 단계에서의 탄소발자국을 줄였다.

업계 관계자는 "캡슐세제는 보통 빨래양 5~7kg에 1알을 세탁조에 던져 넣기만 하면 돼 세제를 얼마나 넣어야 할지 고민하거나, 실수로 세제를 과도하게 투입하는 불편한 경험에서 해방될 수 있다"며 "편리성이 뛰어나고 공간 절약이 가능해 1인가구부터 다인가구까지 선호하는 추세"라고 전했다.

[e-mail] 정상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