춥지만 뜨거운… 겨울 스포츠는 역시 직관이 제맛
2024.01.19 04:00
수정 : 2024.01.19 09:07기사원문
【 강릉·평창(강원)=장인서 기자】 '2024 강원 동계청소년올림픽대회'가 장쾌한 바람에 펄럭이는 태극기, 오륜 깃발과 함께 힘찬 여정을 시작했다. 전 세계 80여개국 1만5000여명의 선수단이 참가하는 '강원2024'는 19일 개막식을 시작으로 평창·강릉·정선·횡성 등 강원특별자치도 4개 도시에서 2월 1일까지 14일간 열린다. 대회 기간 강원을 찾는 국내외 여행객들은 경기 관람은 물론 흥미진진한 액티비티와 스포츠 체험, 감성을 채워줄 문화예술 공연과 교육전시 프로그램을 마음껏 즐길 수 있다.
'아시아 최초' 청소년 동계올림픽
'강원2024'는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주관하는 아시아 최초의 청소년 동계올림픽으로 화제를 모으고 있다. 지난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을 개최했던 강원은 그동안 축적한 스포츠 문화유산을 디딤돌 삼아 다시 한번 올림픽 깃발을 펼쳐 들었다. 이번 대회는 '함께할 때 빛나는 우리'라는 슬로건 아래 설상·빙상·슬라이딩 부문 총 7개 경기, 15개 종목(세부 81개)에 걸쳐 승부를 가린다. 경기는 4개 시군에 위치한 10개 시설에서 종목별로 구분해 진행된다. 종목별 최적화된 규모와 설비를 갖춘 경기장들은 멀리서부터 포토존 역할을 톡톡히 한다. 또 외관과 내부를 둘러보는 것만으로도 하나의 관광 코스가 된다. 개막식을 제외한 전 경기가 무료 입장이라 발길도 가볍다.
강릉에서는 쇼트트랙, 피겨스케이팅, 스피드스케이팅 경기가 열리는 아레나와 오발, 아이스하키센터, 컬링센터를 둘러볼 수 있다. 경기장 곳곳마다 대회 마스코트로 활약하는 '뭉초' 캐릭터가 관람객을 반겨준다. 특히 경기가 열릴 때마다 보안 인력 및 의료진이 총출동해 방문객들의 안전을 책임진다. 평창에서는 봅슬레이·스켈레톤·루지 경기가 열리는 알펜시아 슬라이딩센터와 바이애슬론센터, 스키점프센터를 탐방할 수 있다. 정선 하이원 스키리조트와 횡성 웰리힐리파크 스키리조트까지 돌아보면 2주간의 스포츠 여행 일정이 꽉 채워진다.
'강원2024' 개회식은 19일 오후 8시 강릉 오발과 평창돔에서 이원 생중계되며, 폐회식은 강릉 올림픽파크 야외무대에서 진행된다. '평창 2018' 개막식 당시 화려한 퍼포먼스로 좌중을 압도했던 양정웅 연출이 이번 대회 개·폐막식 총감독을 맡아 또 한번 기대감을 모으고 있다. 양 연출은 "청소년 대회인 만큼 판타지 SF 장르를 도입한 스토리와 디테일에 초점을 맞춰 시적이고 아름다운 장면을 보여줄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곳곳에서 'K페스티벌' 한마당
대회 기간 4개 지역에서는 겨울 액티비티와 스포츠·문화 체험 기회를 제공하는 페스티벌이 열린다. 먼저, 강릉올림픽파크 내 강릉하키센터 일대에서는 아이스링크, 슬라이딩, 미니 하키&컬링·바이애슬론을 즐길 수 있다. 겨울 찬바람에 경험하는 각종 스포츠는 느슨했던 몸과 마음에 신선한 활력을 안겨준다. 문화콘텐츠로는 인생네컷, 크로마키 포토존, 하늘그네, 겨울음식, 전통놀이 체험을 비롯해 청소년 동아리 프로그램, 국립단체 예술공연이 마련됐다. 청소년 대회라는 점을 고려해 교육 및 진로 상담 부스도 운영한다. '강원2024' 엠블럼 및 마스코트, 미디어파사드 전시도 만나볼 수 있다.
평창 알펜시아 스키점프센터와 2018평창올림픽기념관 일대에서는 튜빙과 인간 인형뽑기 등 액티비티를 비롯해 크로마키 포토존, 전통놀이, 뭉초 오브제, 인생네컷 등 문화체험, 미니 바이애슬론과 스키점프 등 다양한 스포츠 체험을 즐길 수 있다. 또 올림픽에 대한 이해와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올림피언 토크 콘서트, 2018평창올림픽기념관 투어 프로그램도 마련돼 있다. 횡성 웰리힐리파크 일대에서는 스피드 챌린지와 미니 하키&컬링·바이애슬론, VR체험, 복조리 만들기, 작은 무대 공연에 참가할 수 있다. 이외에 정선 하이원리조트 마운틴하우스 일대에서는 문화·스포츠 체험과 더불어 대형 뭉초 포토존을 운영해 방문객들을 즐겁게 할 예정이다.
대회 기간 7개 단체의 문화예술 공연과 국내외 장애 청소년들이 참여하는 특별전시, K팝 콘서트와 K컬처 페스티벌도 열린다. 국립현대무용단과 국립심포니오케스트라, 국립합창단, 국립오페라단, 국립발레단 등이 선보이는 특색 있고 다채로운 무대를 통해 관객들은 한국 문화예술의 깊이를 가까이에서 체감할 수 있다.
로컬관광 명소서 '눈과 입'을 즐겁게
강원의 겨울은 아주 특별하다. 영하권 날씨에 함박눈까지 더해지면 온통 순백으로 세상을 감싼 동화 같은 풍경을 선사하기 때문이다. 태백산맥을 타고 불어오는 찬바람은 매서운 듯 산뜻한 기운을 머금고 있다. 특히 동해 수평선을 배경으로 펼쳐진 자연 지형이 매우 신비롭고 아름다워 여행객들의 감탄을 자아낸다. 수도권에서 가까운 교통 접근성도 인기 요인이다.
대회 기간 가볼만한 강원 명소로는 조선 양반가의 기품이 서린 강릉 선교장, 16세기 여류시인 허난설헌의 생가터 등 지역문화재를 비롯해 정동진과 심곡항을 잇는 탐방로 '정동심곡 바다부채길'(2.86㎞) 등을 꼽을 수 있다. 바다부채길은 200~150만년 전 지각 변동을 관찰할 수 있는 국내에서 가장 긴 해안단구로, 천연기념물 제437호로 지정돼 있다. 바닷길 산책을 마친 후 SNS 핫플레이스 '박이추 커피공장'에 들르면 차 한잔을 마시며 막간의 여유를 누릴 수 있다.
평창에서는 오대산 월정사 전나무숲길, 뮤지엄딥다이브가 관광객들 사이 인기가 높다. 또 유명 겨울축제인 '평창송어축제'도 빼놓을 수 없다. 이달 28일까지 열리는 축제에서는 얼음·텐트낚시와 더불어 얼음광장에서 눈썰매, 스노우래프팅, 얼음자전거, 스케이트, 범퍼카 등 다양한 체험 놀이를 즐길 수 있다. 축제의 하이라이트는 송어맨손잡기 이벤트다. 신체의 감각이 얼얼할 정도의 추위 속에 정신없이 송어를 잡는 모습이 참가자 본인과 구경꾼들에게 큰 즐거움을 선사한다. 잡은 송어는 축제장에서 회나 구이로 요리해 즉석에서 맛볼 수 있다. 회센터에서도 송어회, 구이, 송어어묵 등 15가지 송어 요리를 판매하고 있어 각자 취향과 입맛대로 즐기면 된다.
en1302@fnnews.com 장인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