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서 전용차·운영비 받은 노조… 위법사업장 109곳 적발

      2024.01.18 18:19   수정 : 2024.01.18 18:19기사원문
노동조합 관용차로 제네시스 등을 사측으로부터 제공 받는 등 위법 사항이 적발된 노조의 86%가 시정을 완료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 노조는 회사 월급을 받는 전임자를 규정보다 더 많이 지정해 당국에 적발됐다.

고용노동부는 지난해 9월18일부터 11월30일까지 실시한 근로시간 면제제도 운영 및 운영비원조 기획 근로감독 결과를 18일 발표했다.

'근로시간 면제제도'(타임오프제)는 노조 활동을 위한 시간을 임금손실 없이 근로시간으로 인정해 임금을 지급하는 제도다. 우리나라는 그동안 노조 전임자 급여를 사측이 지급하는 관행이 있었다. 이를 빌미로 사용자가 노조 활동에 개입하는 등 문제가 발생했다.

이에 2010년 타임오프제가 전격적으로 도입됐지만 노사간·노노간 갈등은 계속되고 있다. 면제 시간과 인원은 조합원 수 등을 고려해 한도가 정해진다.
이 한도를 초과해 급여를 지급하는 것은 사용자의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한다.

정부는 지난해 5월 근로자 1000인 이상 대규모 사업장 중 노조가 있는 521개소를 대상으로 전수조사를 실시했다. 고용부는 이 같은 중간 점검 결과 적발된 곳을 포함한 의심사업장 202곳 등을 면밀히 살펴본 결과 109개소에서 법 위반 사항을 적발했다. 위반 내용을 보면 불법운영비 원조 등 부당노동행위 99건(61%), 단체협약 미신고 30건(20%), 위법한 단체 협약 17건(12%), 기타 10건(7%) 등이다.

인천국제공항공사(인국공)는 면제한도 인원을 27명, 면제한도 시간을 1만1980시간을 초과해 당국에 적발됐다. 비면제자인 노조 간부 전체 31명의 유급 조합활동을 매주 1회 7시간씩 인정하기도 했다.

한 통신 및 방송장비 제조업체는 연 1억7000여만원 상당의 제네시스 등 노조전용 차량 10대를 무상 원조받았다. 고용부는 적발된 사업주에게 시정을 명령하고 공공기관의 경우 관계부처와 협의해 경영평가에 반영되도록 했다.

그 결과 지난 16일 기준 위법 사업장 109개소 중 94개소(86.2%)가 시정을 완료한 것으로 조사됐다. 나머지 15개소(13.8%)는 시정 중이다. 시정을 완료한 공공부문은 48개소 중 46개소(95.8%), 민간기업은 61개소 중 48개소(78.7%)다.

노조 전용차를 지원한 사업장의 경우 노사 합의를 통해 차량 9대에 대한 렌트비용과 유지비용은 노조가 부담하도록 하고, 1대는 사측에 반납했다.

고용부는 사업장의 시정 여부를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고 불응할 경우 사법조치를 하겠다는 방침이다.
사측이 노조에 부당하게 급여를 지원하는 행위는 부당노동행위로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할 수 있다. 시정하지 않은 공공기관 1곳은 고발돼 수사를 받고 있다.


이성희 고용부 차관은 "올해는 민간 사업장 중심으로 위반 가능성이 높은 자동차, 조선, 철강 등 주요 업종과 1000인 미만 사업장을 대상으로 근로감독을 지속하겠다"며 "산업현장의 노사법치를 일관되게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honestly82@fnnews.com 김현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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