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텔란티스, 전기차 '피바다' 경고...포드, F-150 전기픽업트럭 감산

      2024.01.20 03:31   수정 : 2024.01.20 03:31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스텔란티스가 19일(이하 현지시간) 전기차 가격인하가 지나치게 가팔라 전기차 산업 전체를 '피바다'로 만들 수 있다고 경고했다.

포드자동차가 저조한 판매를 이유로 F-150라이트닝 전기픽업트럭 생산 감축을 발표한지 수시간 만에 이같은 경고가 나왔다.

앞서 테슬라는 지난주 중국 시장에서 모델Y와 모델3 가격을 인하한데 이어 이번주에는 유럽에서도 가격 인하에 나섰다.

지난해에 이은 두번째 가격전쟁이다.

그 여파로 18일 급락세를 탄 전기차 종목들은 19일 뉴욕증시 상승세 속에서도 하락세를 지속했다.


F-150라이트닝 감산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포드는 이날 수급균형을 위해 F-150라이트닝 생산을 줄인다고 밝혔다. 포드는 올해에도 전세계 전기차 판매가 예상을 밑도는 성장을 지속할 것으로 전망하며 이같이 결정했다.

F-150 픽업트럭은 지난 수년간 미 베스트셀러 자동차로 포드는 2022년 전기차 버전인 라이트닝을 출시했다. 전기차로 전환하는 본격적인 행보를 가리키는 신호탄이었다.

짐 팔리 포드 최고경영자(CEO)는 전기차 미래는 여전히 밝다면서도 그룹 전체로는 전반적인 수요에 대응해 휘발유와 하이브리드 버전 F-150 생산확대에 박차를 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전기화 후퇴


전기차 업체들은 이전의 과감한 투자 계획을 줄이고 있다.

포드는 전기차 배터리 생산설비 계획 규모를 줄였고, 제너럴모터스(GM)와 테슬라는 전기차 생산 확장 계획 일부를 잠시 멈췄다.

또 2021년 테슬라 전기차를 대량 구매했던 렌터카 업체 허츠는 자사의 전세계 전기차 보유 규모의 3분의1인 2만대를 매각하기 시작했다. 전기차 매각을 통해 확보한 자금으로 휘발유 자동차를 더 사들일 계획이다.

전기차 산업 '피바다'


미국·이탈리아·프랑스 합작 자동차 업체인 스텔란티스의 카를로스 타바레스 CEO는 고가라는 단점 때문에 전세계 전기차 수요 성장세가 더디다면서도 전기차 업체들이 앞다퉈 가격인하에 나서면서 상황을 악화시키고 있다고 경고했다. 이미 마진이 팍팍한 상태여서 가격전쟁이 벌어지면 출혈경쟁이 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타바레스는 실질비용을 고려하지 않고 가격인하를 지속하는 것은 '바닥을 향한 경쟁'일 수밖에 없다면서 결국 '피바다(bloodbath)'로 끝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미국에서는 지프와 램, 유럽에서는 푸조와 피아트, 오펠, 시트로엥 브랜드로 전기차를 공급하는 스텔란티스는 유럽 최대 전기차 업체 가운데 하나다.

타바레스는 테슬라를 지목해 "한 업체가 인정사정없이 가격을 내리고 있고, 이때문에 수익성도 가차없이 붕괴하고 있다"면서 "그렇게 하면 레드오션에 뛰어드는 것으로 미래를 매우 어렵게 만든다"고 경고했다.

그는 아울러 적자에 허덕이는 전기차 업체들은 결국 합병 먹잇감으로 전락할 것이라면서 전기차 업계에 인수합병(M&A) 바람이 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스텔란티스는 미국 크라이슬러를 이탈리아 피아트가 인수한 뒤 다시 프랑스 푸조(PSA)와 합병해 탄생한 업체다.

전기차 성장 둔화


전세계 전기차 판매는 계속해서 늘고 있기는 하다. 그러나 여전히 내연기관 자동차에 비해 비싼 탓에 예상했던 것보다 성장세가 더디다.

전기차 신차 점유율은 지난해 유럽에서 아예 감소세로 돌아섰고, 미국에서는 둔화됐다.

콕스오토모티브 산하의 리서치 업체 켈리블루북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내 전기차 판매대수는 120만대로 사상최고를 기록하기는 했지만 성장속도가 기대에 못미친다.
2022년 신차 시장의 5.9%로 급성장했던 전기차 비중은 지난해 7.6%로 높아지는데 그쳤다.

켈리블루북은 "비록 사상최고 기록들을 갈아치우기는 했지만 간헐적으로 보고되는 둔화세는 실제"라면서 "미 전기차 시장이 여전히 성장하고는 있지만 (과거처럼) 빠르지는 않다"고 지적했다.


2022년 4·4분기 52% 성장률을 보였던 전기차 판매는 지난해 4·4분기 성장률이 40%에 그쳤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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