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상목 "부동산PF, 분양가 폭락시 폭망하는 구조…제도 개선 필요"

      2024.01.21 11:08   수정 : 2024.01.21 11:08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현행 우리나라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제도에 대해 분양 가격이 폭락하면 줄줄이 폭망하는 구조라고 비판하며 제도 개선을 시사했다. 최근 불거진 상속세 개편 논의와 관련해선 공론화 과정을 거치겠다며 원론적인 입장을 취했다.

최 부총리는 이날 한 방송에 출연해 최근 태영건설의 워크아웃을 계기로 문제가 대두된 부동산 PF 위기에 대해 "PF를 갑자기 줄이게 되면 금융 시장에 큰 문제가 올 수 있다"며 "충격이 덜하도록 연착륙 시키는 게 과제"라고 말했다.



최 부총리는 선진국 PF제도와 우리나라 PF제로를 비교하며 현행 PF제도의 개선 필요성을 설명했다.

최 부총리는 "선진국 PF는 기본적으로 땅은 자기 자본으로 사고, 땅 위에 건물을 짓거나 사업할 때 거기에서 오는 현금 흐름에 기반해 금융을 일으킨다"며 "반면 우리나라는 돈 100이 든다고 가정하면 한 5% 정도만 자기 돈으로 하고 나머지 95%는 대출을 일으켜서 땅부터 산다"고 했다.
그러면서 "(우리나라는) 나중에 아파트를 짓고 분양하는데, 분양 가격이 폭락하게 되면 줄줄이 영향을 받는, 쉽게 말해서 다 폭망하는 구조"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현행 구조에선 지금과 같은 상황이 반복될 수밖에 없다"며 "PF에 근본적인 제도 개선을 위해선 연구 용역을 통해 근본적인 구조 개선 노력을 병행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부동산 PF 관리하기 위해 사업장별로 맞춤형 지원을 할 것'이라며 "정상 사업장에는 유동성을 공급하고, 부실 우려 사업장은 재구조화에 노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 부총리는 상속세 개편과 관련해선 "(우리나라는) 선진국보다 너무 높고, 기업 지배 구조를 왜곡하는 측면이 있지만 매우 신중해야 한다는 입장도 있다"며 "대통령은 기본적인 원칙에 대한 화두를 던진 것"이라며 "찬반이 있는 과세인 만큼 사회적 공감대를 종합적으로 판단해 신중하게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최 부총리는 정부가 공식화 한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 폐지에 대한 '부자 감세' 지적에 동의하기 어렵다는 입장과 함께 2000만명 넘는 개인 투자자를 위한 감세라고 주장했다.

최 부총리는 "실제로 1단계 혜택은 일부 투자자가 보지만 그 투자자들은 시장에 영향을 미치는 투자자들"이라며 "일부에서 부자감세라고 하는데 동의하기 어렵고, 주식 투자자가 1400만명이나 되고 펀드까지 합치면 2000만 넘는 투자자를 위한 감세"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금투세는 개인소득세와 달라서 금융자산으로 이동, 국가 간 이동이나 부동산 주식 간 이동성 등 국내경제 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결정한 사항"이라며 "가계 자산이 아직도 실물 자산에 많이 투자하고 있어 결국 가계 자산이 좀 더 자본시장을 통해 생산적인 부분으로 유도해야 할 시점에서 금투세 폐지를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2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 개장식을 찾아 금투세 폐지 정책을 발표했지만, 4일 정부가 발표한 올해 경제정책방향에는 담기지 않아 경제부처 패싱 논란과 함께 총선을 앞둔 즉흥적 발표가 아니냐는 비판이 나왔다.

이에 대해 최 부총리는 "대통령이 행정부 수반이고 모든 정책은 대통령, 장관, 각 부처가 조율한다"며 "정부의 일관된 입장은 주식 양도 과세에 대한 대주주 기준을 완화하면서 금투세를 폐지하는 것"이라며 "언제 추진할지 고민하는 과정에서 결론을 내렸고, 관계 부처간 조율된 스케줄에 따라 대통령이 말씀하신 것"이라며 정부의 일관됨 입장이라고 주장했다.

정부의 감세 정책으로 세수가 줄고 국가 채무가 증가할 것이라는 우려에 대해서는 국가 채무를 안정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는 원론적인 입장을 밝혔다.

최 부총리는 올해 한국경제의 불안 요인으로 물가와 내수를 꼽았다. 그는 "소비자 물가 상승률은 상반기까지 3%대에 머물다 하반기에 가서야 2% 초반으로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며 "가장 시급한 것은 물가 안정 기조를 확고히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수출에 비해 내수 회복세가 더딘 상황"이라며 "내수가 안 좋다는 것은 민생이 어렵다는 뜻인 만큼, 민생 경제의 빠른 회복이 중요한 과제"라고 말했다.

spring@fnnews.com 이보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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