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세'로 조세정책 대전환…'재정준칙'4년 연속 공염불 되나

      2024.01.21 11:38   수정 : 2024.01.21 11:38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최근 잇따라 방향이 결정된 감세정책이 윤석열 정부의 건전재정 원칙을 위협할 것으로 전망된다.

금융투자소득세 폐지, 임시투자세액공제 연장,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세제 혜택 확대만으로도 내년 세수가 2조5000억원 가량 감소할 것으로 예상돼서다. 재정건전성을 강조하며 도입 필요성을 강조해온 이른바 '재정준칙'을 윤 정부가 4년간 못 지킬 가능성까지 대두된다.



21일 기획재정부와 국회 등에 따르면 최근 한 달간 정부가 추진한다고 밝힌 정책들로 내년 세수가 최소 2조5000억원 이상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와 국회예산정책처는 금투세가 시행되면 내년에 세수가 8000억원가량 들어올 것으로 전망했다.


올 경제정책방향에서 나온 임시투자세액공제(임투) 조치가 1년 더 연장된 데 따른 세수 감소는 1조5000억원이다. 임투는 기업의 투자 증가분에 세제 혜택을 주는 제도다.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세제 혜택 확대에 따른 세수는 2000억∼3000억원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시행 시기 등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여기에다 대주주 양도소득세 부과기준 완화, 상반기 신용카드 사용액 증가분 및 전통시장 사용분 소득공제율 상향 등도 내년 세수를 줄이는 요인이다. 윤 대통령이 언급한 '상속세 완화'까지 고려하면 세수 감소폭은 더 커진다.

기재부가 지난해 국회에 제출한 2023∼2027년 국가재정운용계획에 따르면, 내년 관리재정수지 적자는 72조2000억원으로 국내총생산(GDP) 대비 2.9%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만약 금투세 폐지, 임투 연장, ISA 조치로 세수가 2조5000억원 감소하면 GDP 대비 적자 비율은 3.0% 이상이 된다.

재정준칙은 관리재정수지 적자 규모를 GDP의 3% 이내로 묶는 게 핵심이다. 감세 정책이 시행된다면 재정준칙의 상한을 넘어설 가능성이 있다.

지난해 11월까지 관리재정수지는 64조9000억원 적자다. 정부 예상치(58조2000억원)를 웃돌고 있다. 남은 12월에 2조원 이상 적자가 늘어나면 GDP 대비 3%를 넘어선다.

올해는 관리재정수지는 91조6000억원 적자로 GDP 대비 3.9%의 적자 비율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내년까지 관리재정수지 GDP 3%를 넘는 적자를 기록하면 윤 정부는 4년 연속 재정준칙을 준수하지 못하게 된다.

다만 정부는 잇단 조세 정책 전환이 성장에 기여해 결국 세수가 늘어나는 선순환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입장이다.


기재부는 보도설명자료에서 "최근 발표된 조세정책 과제들은 투자·소비 등 내수경기 회복 및 성장을 뒷받침하고 세원을 근본적으로 확충해 '성장,세수의 선순환'에 기여한다"고 밝혔다.

mirror@fnnews.com 김규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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