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재‧황인범‧손흥민 빠지면 클린스만호 붕괴 위험... '카드 폭탄' 터질까 조마조마
2024.01.22 08:12
수정 : 2024.01.22 08:34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조마조마하다. 폭탄이 터질까봐 무섭다.말레이시아전에서 무리하게 조1위를 노리지 않는다면 2명 정도는 빼는 것도 고려해야하지 않을까 싶을 정도로 중요하다.
대한민국은 현재 무려 7명의 선수가 경고를 받고 있다. 모든 국가 중 최다 옐로카드다. 그런데 하필이면 그 경고가 주축 선수들에게 쏠려있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다.
한국은 바레인전에서 박용우(알아인), 김민재(뮌헨), 이기제(수원), 조규성(미트윌란), 손흥민(토트넘) 등 주요 선수 5명이 경고를 받았다. 요르단전에서는 오현규(셀틱)와 황인범(즈베즈다)마저 옐로카드를 받아 말레이시아와 최종전을 앞두고 7명의 선수가 '경고 부담'을 떠안게 됐다.
애초 한국은 역대 전적에서 3승 2무로 크게 앞서는 터라 낙승을 예상했고, 이를 통해 바레인과 1차전에서 얻었던 5장의 '무더기 옐로카드'를 효과적으로 소진할 생각이었다. 하지만 요르단전의 예상치 못한 고전으로 그럴 여유를 갖지 못했다.
클린스만 감독은 플랜A에 대한 절대적인 믿음이 있다. 대부분의 A매치를 플랜A로 치뤘다. 그런데 그 플랜A에서도 주도적인 역할을 하는 선수가 김민재, 황인범, 손흥민이다. 다른 선수는 그나마 대체 선수가 있지만, 이 세명은 빠지면 그 자체가 재앙이다.
황인범은 이번 클린스만호의 MVP다. 클린스만호가 뽑아낸 5골 중 무려 4골이 황인범의 발에서 나왔다. 바레인전에서 이재성의 패스를 받아 선제골을 뽑아낸 황인범은 후반에는 이강인의 골을 어시스트했다. 요르단전에서는 비록 자책골로 기록되기는 했지만, 팀을 수렁에서 구해내는 결승골을 뽑아냈다. 전반 4분 손흥민의 페널티킥을 이끌어낸 스루패스도 황인범에게서 나왔다. 중원에서 엄청난 활동량으로 상대의 예봉을 차단하고 공을 최전방에 배급하는 것도 황인범의 역할이다.
가뜩이나 3선에서 약점이 있는데 황인범이 빠지면 그야말로 클린스만호는 멘붕에 빠질 수 있다.
김민재도 마찬가지다. 가뜩이나 풀백 자원이 약해 김민재가 커버해야할 범위가 상당히 넓다. 김진수가 부상 중이고, 이기제도 남은 경기 출장이 불투명 하다. 현재는 설영우가 한자리를 꿰찰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박진섭이나 정순민을 백으로 내리는 것까지 고려되고 있는 중이다. 이런 가운데 김민재의 역할을 두말할 나위가 없다. 김민재는 요르단 전에서 알타마리와의 1대1에서 압승을 거둿다. 앞으로는 더욱 강한 상대와 맞붙을테고 김민재는 상대 주공격수의 예봉을 꺾으면서 수비를 진두지휘해야하는 역할이다. 풀백 자원들이 부상으로 나가떨어지는 가운데 김민재가 빠지면 한국의 수비진은 그 즉시 붕괴 위험이 있다. “김민재가 아니었다면 요르단전은 5-2 정도로 패했을 것”이라는 팬들의 말은 결코 허언이 아니다. 그만큼 절대적이다.
손흥민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골을 넣고 안넣고를 떠나서 대한민국의 정신적인 지주다. 거기에 손흥민이 있음으로해서 그에게 쏠리는 견제가 중요하다. 상대는 손흥민이 그라운드에 있다는 것만 해도 엄청난 부담감을 갖는다. 손흥민이 있어야 이강인이나 황희찬이 더욱 빛을 발할 수 있다.
16강 이후부터는 강한 팀들을 만난다. 사우디, 호주, 이란 등 훨씬 수준높은 월드컵 출전국들이다. 한번의 실수로 그대로 짐을 싸야한다.
클린스만호는 지난 A매치 기간동안 플랜B를 전혀 만들어놓지 않았다. 황의조가 빠졌는데도, 주민규를 테스트해보지 않았다. 계속 조규성만을 고집할 뿐이었다.
김진수나 이기제에 대한 여론은 꾸준히 나왔음에도 황재원 같은 아시안게임에서 활약한 젊은 자원을 테스트해볼 생각을 하지 않았다.
황인범의 파트너 자리도 홍현석을 조금 더 적극적으로 테스트해볼 생각을 하지 못했다. 장승현의 자리에 김지수나 김주성 등 젊은 자원을 테스트해볼 기회도 거의 없었다. 그들을 쓰지 않을 것이라면 굳이 엔트리 2자리를 그들에게 할애할 이유가 없었다.
결국, 믿을 구석은 플랜A의 해외파들 뿐이다. 플랜A의 주축들이 그들이 부디 경고를 받지 않고 4강에 갈때까지 버텨주기만을 간절히 바랄 뿐이다.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