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거운 ADC 열기에 국내외 제약바이오 기업들 "너도 나도 ADC"
2024.01.29 10:37
수정 : 2024.01.29 10:37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최근 제약바이오 업계 최대 화두인 '항체약물접합체(ADC)'가 올해 초부터 시장을 뜨겁게 달구고 있다.
ADC는 특정 적만을 표적해 맞추는 무기인 유도미사일처럼 목표로 삼은 암세포만 정확하게 타격하는 개념의 항암제다. 정상세포를 건드리지 않는 것이 포인트다.
29일 제약바이오업계에 따르면 연초 개최된 세계 최대 제약바이오-헬스케어 분야 투자 행사인 JP모건 헬스케어 컨퍼런스에서도 가장 많은 관심을 불러일으킨 것은 단연 ADC였다. 글로벌 빅파마들도 ADC의 가치와 가능성을 보고 수십억달러를 투자해 관련 기술은 물론 기술을 보유한 기업을 사들이는 등 연구개발(R&D)과 인수합병(M&A)에 한창이다.
실제로 지난해 4월 화이자는 ADC업체인 시젠을 430억달러에 사들였고, 12월에는 BMS가 중국 업체로부터 ADC 파이프라인 판권을 84억달러에 인수했다. 존슨앤드존슨도 올해 들어 앰브릭스바이오를 20억달러에 인수했다.
시장조사기관 마켓앤마켓에 따르면 지난해 ADC 시잘 규모는 97억달러로 12조6000억원 규모였지만 오는 2028년에는 198억달러로 26조원이 넘는 시장을 형성, 연평균 15.2%씩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시장 규모가 급격히 커지며 국내에서도 ADC 열풍이 불고 있다. 기업 규모를 막론하고 ADC 기술 확보와 고도화를 위해 뛰고 있는 상황이다.
국내 제약바이오 업계 선두인 삼성바이오로직스는 ADC 분야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고 ADC 의약품 생산 수요 증대에 선제적으로 대응한다. 현재 삼성바이오로직스는 ADC 의약품 생산시설을 건설하고 있고, 연내 상업 생산에 돌입할 계획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고객사에 ADC에서 항체와 약물을 접합하는 영역부터 ADC 생산까지를 서비스할 예정이다.
항체의약품 위탁생산(CMO)에서 차별적 경쟁력을 글로벌 시장에 입증한 만큼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블루오션인 ADC에서도 시장 선점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셀트리온도 바이오시밀러를 넘어 ADC 경쟁력 확보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셀트리온은 바이오시밀러에 ADC 등 신규 모달리티를 통한 성장동력 확보로 글로벌 빅파마로 도약한다는 청사진을 갖고 있다. 셀트리온은 6개의 ADC 신약 파이프라인을 보유했고 영국 익수다테라퓨틱스, 국내 피노바이오 등 ADC 업체와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지난 24일 셀트리온은 중국의 ADC 업체인 ‘우시 XDC’와 ADC 신약 개발을 위한 파트너십 강화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우시는 링커-페이로드 합성공정 개발부터 1상 임상용 강화된 의약품제조관리기준(cGMP)에 부합하는 ADC 물질 생산하고, 셀트리온은 ADC 신약개발을 신속하고 안정적으로 진행할 계획이다.
롯데바이오로직스도 최근 미국의 비임상·임상 계약 연구기관(CRO) 전문 업체인 NJ바이오와 원스톱 ADC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전략적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협약을 통해 NJ바이오는ADC 프로세스 개발, 링커-페이로드 개발 및 합성 등 기술을 제공하고, 롯데바이오로직스는 전임상 연구, 임상·상업 제품용 항체 및 ADC 제조 서비스를 제공한다.
롯데바이오로직스는 ADC 기술 고도화를 위해 피노바이오, 카나프테라퓨틱스 등과 오픈이노베이션을 진행하고 있고, 미국 시러큐스 생산 시설에 ADC 생산 시설을 내년 1·4분기 내에 완공하고 생산에 나서겠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국내에서도 ADC 업체를 인수하는 큰 이벤트가 최근 벌어졌다. 오리온은 ADC 기술 수출을 잇달아 성공시킨 국내 업체인 레코켐바이오사이언스의 지분 25.73%를 5485억원에 사들이며 인수했다. ADC가 미래 성장동력으로 각광을 받고 있는 만큼 기술 수준이 높은 기업을 인수, 그룹의 성장을 이끌겠다는 전략이다.
이승규 한국바이오협회 부회장은 "A부터 Z까지를 모두 새롭게 개발해야 하는 일반적 신약개발에 비해 ADC는 가능성 입증된 약물과의 접합 플랫폼을 통해 효율적으로 신약을 개발할 수 있다는 것이 큰 매력"이라며 "글로벌 시장에서도 주목받는 모달리티인만큼 ADC 투자는 국내외를 막론하고 앞으로도 계속 이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vrdw88@fnnews.com 강중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