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초부터 대기줄 길다...스팩 상장준비 '북적'
2024.01.23 17:33
수정 : 2024.01.23 17:33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연초부터 기업인수목적회사(SPAC·스팩)를 상장하려는 증권사들의 움직임이 분주하다. 스팩 합병 수요가 커지고 있는 데다 수수료 등 수익을 챙길 수 있어 증권사들로선 밑질 것 없는 장사라는 설명이다.
2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들어 총 6개 스팩이 상장 예비심사를 청구했다. 2023년(1개), 2022년(2개)보다 크게 늘었다. SK증권제11호스팩, 유안타제15호스팩, BNK제2호스팩 등은 이미 예비심사 승인을 받고 상장을 준비하고 있다.
중소형 스팩의 청약 및 코스닥 상장도 줄줄이 대기 중이다. 오는 24일 코스닥시장에 상장하는 대신밸런스제17호스팩의 경우 기관 투자자 수요예측에서 892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다음달 1일 상장을 앞둔 IBKS제24호스팩은 955대 1의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고, 현재 일반청약을 받고 있다. 공모액이 91억원인 신영스팩10호도 이날 수요예측을 마치고, 25~26일 일반청약을 받는다.
연초부터 스팩 상장 준비 움직임에 활기를 띄는 것은 최근 스팩 합병을 앞뒀던 스팩주 주가가 강세를 보이며 시장 기대감이 커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교보11호스팩과 케이비제22호스팩은 이달 들어 주가가 각각 41.8%, 39% 급등했다. 해당 스팩들은 각각 카티스, 제이투케이바이오와 합병 상장할 예정이다. 지난 5일 합병 상장한 한빛레이저의 주가가 82.3% 치솟으면서 투자심리가 몰린 것으로 풀이된다.
시장에선 올해에도 스팩 합병 상장이 증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특히 2022년 2월 스팩 소멸합병 도입 이후 합병대상 기업의 법인격 유지가 가능해지면서 기업 선호도가 올라갔다는 평가다. 스팩 합병 상장사는 2022년 17곳, 지난해 18곳이었다. 올해는 이미 합병 상장한 한빛레이저이 이어 심사 승인을 완료한 기업(8곳)과 합병 심사기업(8곳)까지 총 17개 기업이 합병 절차를 밟고 있다.
스팩이 IPO 하우스의 핵심 먹거리 역할을 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증권사가 스팩 상장 주관사로서 인수 수수료나 향후 합병 절차에서의 자문 수수료로 이익을 챙길 수 있다는 설명이다. 스팩 소멸합병이 인기를 끌고 있는 데다 합병이 성사되지 않더라도 증권사로서는 크게 손해보는 장사가 아니라는 것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스팩 발기인으로 참여할 경우 주가 상승에 따른 시세차익을 볼 수도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스팩주 투자에 주의할 것을 당부했다. 혁신IB자산운용 이경준 대표는 “지난해에도 스팩 상장 첫날 공모가의 200% 넘게 치솟은 뒤 공모가 밑으로 떨어지는 사례가 반복됐던 만큼 투자에 신중해야 한다”고 전했다.
nodelay@fnnews.com 박지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