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손상화폐 4.8억장...“롯데월드타워 253배 높이”

      2024.01.24 12:00   수정 : 2024.01.24 13:58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지난해 롯데월드타워 높이에 253배(6만2872km)에 달하는 손상화폐 4억8385만장이 버려진 것으로 확인됐다. 코로나19로 침체된 대면 상거래가 다시 살아나고 5만원권 유통수명이 도래하며 손상권이 늘어난 결과다.

24일 한은이 발표한 ‘2023년 중 손상화폐 폐기 규모’에 따르면 지난해 폐기한 손상화폐는 1년 전(4억1268만장)에 비해 17.2%(7117만장) 증가한 4억8385만장으로 집계됐다.

금액으로 따지면 3조8803억원으로 1년 전 수준(2조6414억원)에 비해 1조원 넘게 급증한 액수다.

이는 코로나19 확산세가 진정되면서 대면 상거래가 늘어나 화폐환수 경로가 정상화된 데에 주로 기인한다.
폐기한 손상화폐는 2018년부터 3년 동안 4조원대(6억만장대) 규모를 유지하다가 코로나19 장기화로 실물 화폐 사용이 줄어든 지난 2021년에 2조원대로 감소한 바 있다. 5만원권 유통수명 도래에 따른 손상권 증가, 시중금리 상승 등도 손상화폐 규모 확대에 영향을 끼쳤다.

폐기된 물량을 낱장으로 길게 이으면 총 길이가 6만2872km로 경부고속도로(415km)를 약 76회 왕복한 거리에 해당한다. 총 높이는 14만159m로 에베레스트산(8849m)의 16배, 롯데월드타워(555m)의 253배에 달한다.

한은은 금융기관 등을 통해 환수된 화폐 중 훼손·오염 등으로 통용에 적합하지 않다고 판정된 은행권과 주화를 폐기하고 있다. 지난해 한은은 만원권과 1000원권을 중심으로 은행권 4억2732만장(3조8724억원), 100·10원화를 중심으로 주화 5653만장(79억원)을 폐기했다.

지난해 은행권 폐기량은 전년 3억5671만장(2조6333억원) 대비 7060만장(19.8%) 증가한 4억2732만장(3조8724억원)으로 조사됐다. 권종별로 보면 만원권(2억3775만장, 55.6%), 1000원권(1억4369만장, 33.6%), 5만원권(2493만장, 5.8%), 5000원권(2095만장, 4.95%) 순이다.

주화는 전년(5596만장, 82억원) 대비 57만장(1.0%) 증가한 5653만장(79억원)이 폐기됐다. 화종별로는 100원화(3391만장, 60%), 10원화(980만장, 17.3%), 500원화(837만장, 14.8%), 50원화(444만장, 7.9%) 순이었다.

화폐가 손상된 것은 습기가 많은 곳에서 부적절하게 보관하거나 화재로 탄 경우가 많았다.
실제 자택 화재로 탄 은행권 1910만원을 교환하기도 했고 습한 장소에 화폐를 장기간 보관해 부패한 은행권 1972만5000원을 교환하는 사례도 있었다.

화재 등으로 은행권이 손상돼 사용할 수 없게 된 경우, 남아 있는 면적이 4분의 3 이상이면 액면금액의 전액을, 5분의 2 이상~4분의 3 미만이면 반액으로 교환이 가능하다.
손상된 주화는 액면금액으로 교환할 수 있지만, 모양을 알아보기 어렵거나 진위를 판별하기 어려운 주화는 교환할 수 없다.

eastcold@fnnews.com 김동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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