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대 입시비리 수사' 전방위 확대... 서울대·숙명여대 이어 경희대까지

      2024.01.24 18:05   수정 : 2024.01.24 18:05기사원문
음악대학 교수들의 불법 과외·입시 비리 의혹이 대학가 전반으로 확대되고 있다. 지난달 서울대와 숙명여대 등 음대에서 입시 비리 의혹이 불거진 가운데 24일 경찰이 경희대에 대한 압수수색을 진행하면서다. 교육계 안팎에선 음대 교수의 불법 과외와 실기곡 유출 등 입시비리가 만연해지고 있다는 주장이 나온다.



서울 동대문경찰서는 경희대 음대 A교수의 불법 레슨 및 입시 비리 의혹과 관련해 경희대를 압수수색했다. 경찰은 A교수가 자신의 지위를 이용해 불법 과외를 하고 입시 과정에서 자신이 지도한 학생에게 부적절한 혜택을 제공했는지 등을 조사할 방침이다.


교육부는 이날부터 이틀간 직원 3명을 파견해 경희대에 대한 현장조사를 나설 예정인 것으로 파악됐다.

교육부 관계자는 "교육부 신고센터로 제보된 음대 입시 비리 사안에 대해서는 현재 경찰 조사가 진행 중"이라며 "교육부는 수사에 협조하는 한편 사실관계 확인을 위해 필요한 자체 조사를 진행 중으로 현지 조사를 실시 중이다"라고 밝혔다.

이어 "조사일정이나 내용 등의 구체적인 사항은 비공개이며 추후 수사결과 등에 따라 비리사실이 확인되면 엄정 조치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지난달 서울대, 숙명여대, 경희대 등 대학에서는 현직 음대 교수가 입시생 대상으로 불법 레슨을 한다는 의혹이 불거져 경찰이 수사에 착수했다. 학원 설립·운영 및 과외교습에 관한 법률(학원법) 제3조에 따르면 대학교수를 포함한 교원의 과외 교습은 금지돼 있다.

이와 관련해 시민단체 '반민심 사교육 카르텔 척결 특별조사 시민위원회'(반민특위)는 지난 22일 간담회를 열고 예체능 입시 비리 사교육 카르텔 5대 유형을 공개했다.

당시 발표를 맡은 양정호 성균관대 교육학과 교수(반민특위 상임위원장)는 예체능 입시 사교육 카르텔 유형을 △음대 교수들의 불법 과외(레슨) △실기곡 유출 △마스터 클래스(전문가 초청해 소수 교습) △학원·교수·협회 유착하는 입시 평가회 △학원의 대학설립 등 총 5가지로 분류했다.

특히 양 교수는 음대 교수와 입시학원이 실기곡을 거래하는 관행도 만연해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음대 교수가 학생에게 불법 레슨을 진행하고 해당 학생이 합격할 경우 최소 1억원에서 최대 5억원에 상당하는 대가를 받는다는 설명이다.

양 교수는 음대 입시 비리의 일례로 연세대 교수가 불법 과외를 하고 해당 학생에게 실기곡을 유출한 혐의로 기소된 사례를 제시했다.
연세대 음대 피아노과 소속 모 교수는 지난 2021년 입시생에게 불법 과외를 해주고 다음 해 입시 실기곡 1곡을 미리 알려준 혐의로 기소돼 작년 6월 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은 바 있다.

양 교수는 예체능 입시 사교육 카르텔 타파를 위해 음대 입시평가회를 상시적으로 모니터링하고 음대 교수에 대한 전수 조사를 실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저소득 학생을 위한 악기 대여나 공개 마스터 클래스 확대, 공적 레슨 허용 등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banaffle@fnnews.com 윤홍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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