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 주류매장 개장 허용...무슬림 아닌 외교관에게만 허용
2024.01.25 03:15
수정 : 2024.01.25 03:15기사원문
음주가 금지되는 이슬람 국가로 순니파 종주국인 사우디아라비아에 주류 매장이 들어선다.
주류 매장은 수도 리야드에 만들어진다.
다만 술을 살 수 있는 이들은 무슬림이 아닌 외교관들로 제한된다.
24일(이하 현지시가) 파이내셜타임스(FT) 등 외신에 따르면 사우디 실권자인 무함마드 빈살만(MBS) 왕세자가 사우디의 석유이후 경제동력으로 역내 무역, 금융, 관광허브를 노리는 가운데 주류 매장이 들어서게 됐다.
아랍에미리트연합(UAE) 등 좀 더 개방적인 사우디 이웃나라들은 호텔과 주류허가를 받은 식당에서 무슬림이 아닌 이들이 술을 마실 수 있도록 수년 전부터 허용해왔지만 완고한 사우디는 주류금지 정책을 지속해왔다.
보도에 따르면 사우디는 그러나 MBS 집권 이후 경제성장을 위한 개방정책을 확대하면서 이제 주류 판매까지 허용하는 단계로 발전한 것으로 보인다.
주류판매점은 외교관들이 외교행낭에 포함해 들여오는 알콜에 대한 관리를 강화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오는 와중에 출범하게 됐다. 또 이번 주류판매점 허용이 사우디의 술 판매 규정 완화로 이어지는 시발점인지 여부 역시 불분명하다.
국립 사우디 리서치앤드미디어그룹 산하의 아랍뉴스는 앞서 사우디가 "외교행낭에 섞여 무분별하게 들어오는 특수 재화와 독주를 억제하기 위한" 규정 도입을 준비 중이라고 보도한 바 있다.
외교관들은 외교행낭에 넣어 들여온 술을 현지인들을 대상으로 한 파티에도 내놔 사우디 무슬림들도 알콜에 접근이 가능하다고 FT는 전했다.
또 외교관들이 들여온 술은 암시장에서도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이는 결국 사우디가 술 판매를 일부에만 제한적으로 허용하기로 한 것은 개방이라기보다 음주가 암암리에 확산되는 것을 막기 위한 대응에 가깝다는 의미로 해석될 수 있다.
사우디의 주류판매 전면 금지는 70년 전에 시작됐다.
당시 술에 취한 영국 외교관이 사우디 왕족을 총으로 쏴 살해한 뒤 주류판매 금지 조처가 취해졌다.
그러나 MBS 집권 뒤 사우디가 관광을 차세대 성장 동력 가운데 하나로 내세우면서 홍해 인근에 리조트 등을 만들고, 새로 만들어지는 식당과 호텔에서 무알콜 주류 판매를 허용하면서 이같은 주류판매 금지 원칙이 완화될 것이라는 전망은 강화되고 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