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개 들어, 캡틴… 사우디 '단단한 수비' 뚫고 8강 간다
2024.01.28 18:48
수정 : 2024.01.28 20:44기사원문
운명의 16강전이 코앞이다. 모든 상황이 대한민국에게 불리하게 작용하고 있지만, 클린스만 감독(사진·위)은 정작 자신감이 넘친다. 기자들에게 "결승까지 숙박을 연장하라"며 결승행에 대한 강한 자신감을 피력했다.
클린스만호의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 16강전 상대로 결정된 사우디아라비아는 선수 개인 기량이 좋은 데다 '실리 축구'로 무장하고 있어 상대하기가 까다로운 팀이다. 사우디는 1990년대 아시아 최강으로 군림했던 중동 '전통의 강호'다. 역대로 한국과 치열한 승부를 펼쳐왔다.
특히 사우디는 2022 카타르 월드컵에서 우승한 아르헨티나에 조별리그 1차전에서 2-1 역전승을 거두는 파란을 일으키며 전 세계의 주목을 받았다. 당시 역전골의 주인공인 왼쪽 윙어 살림 알다우사리(알힐랄)는 이번 대회에서도 사우디의 핵심 자원으로 활약하고 있다.
카타르 월드컵을 통해 사우디는 선수 개인 기량에 의존하는 경향이 컸던 기존 스타일에서 벗어나 조직력 면에서 한 차원 업그레이드됐다는 평가를 받았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맨체스터 시티와 이탈리아 대표팀을 이끈 로베르토 만치니 감독(사진·아래)이 지난해 8월 지휘봉을 잡은 뒤로는 더 단단한 팀으로 거듭나고 있다. 유럽 매체들에 따르면 만치니 감독의 연봉은 약 430억원 수준이다. 이번 아시안컵 감독 연봉 1위다. 만치니 감독은 '수비 축구의 본고장'인 이탈리아 출신으로, 단단한 수비 조직을 구성하는 데에 강점을 보이는 사령탑이다.
맨시티의 EPL 첫 우승 트로피, 이탈리아의 유로 2020(2020년 유럽축구선수권대회) 우승 트로피가 만치니 감독의 손끝으로 빚어졌다. 사우디는 만치니 감독 부임 뒤 지난해 9월 한국과 평가전 패배(0-1)를 포함해 4경기 연속 무승(1무3패)을 거두며 불안하게 출발했지만, 이후에는 A매치 4연승으로 분위기를 확실하게 반등시키고 이번 대회에 나섰다.
다만, 대한민국에게도 모든 상황이 불리한 것 만은 아니다. 일단 4개월 전 클린스만호는 영국 원정 평가전에서 사우디에게 조규성의 결승골로 1-0으로 이겼던 좋은 기억이 있다. 거기에 예선에서는 부상으로 제대로 된 실력을 발휘하기 힘들었던 황희찬이 이번 토너먼트에서는 훨씬 나은 컨디션으로 나서게 된다. 이기제도 팀 전력에 합류했다.
말 그대로 완전체 전력으로 나선다. 이는 클린스만호에게 그나마 가장 강력한 신호다. 주의해야 할 것은 경고(옐로카드)다. 현재 클린스만호는 무려 8장의 옐로카드를 받고 있다. 만약 여기에서 또 옐로카드를 받으면 8강전(호주로 예상)에 나설 수 없다. 손흥민, 김민제 등 핵심 선수들이 어떻게 옐로카드 없이 16강을 통과할 수 있느냐가 가장 큰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공격력은 대한민국의 전체적인 우위다. 손흥민, 이강인, 황희찬, 황인범 등 유럽파가 즐비한 대한민국에 비해 사우디는 유럽 무대에서 뛰고 있는 선수가 많지 않다.
한국은 현재 아시안컵 7회 연속 8강 진출을 하고 있다. 만약, 이번 대회에서 사우디에게 패하게 된다면 연속 8강 진출의 역사가 끊어지게 된다. 역대 최강 멤버라는 평가를 받는 대표팀에서 최근 몇 십년간 최악의 성적이 나온다면 그 후폭풍은 어마어마할 전망이다. 감독 경질론이 강하게 수면 위로 떠오를 전망이다.
대한민국과 사우디아라비아의 아시안컵 16강전은 31일 오전 1시(한국시간)에 펼쳐진다.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