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푸동 스카이라인 그리는 동안… 새만금은 밑그림만 35년

      2024.01.30 18:02   수정 : 2024.01.30 18:02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전주=강인 기자】 전북 새만금 간척 사업은 중국 상하이 푸동(浦東) 지구와 비교된다. 푸동이 지난 1990년 간척 사업을 시작해 새만금(착공 1991년)과 1년 차이가 난다는 점에서 비교 대상이 됐다. 같은 시기 시작된 세계 최대 수준 개발사업을 경쟁 대상으로 보는 시각도 있었다.

하지만 현재는 비교가 불가능한 수준으로 격차가 벌어졌다. 푸동 개발면적인 1210㎢로 새만금(409㎢)보다 3배 넓은 점을 감안하면 새만금 개발이 얼마나 더딘지 가늠할 수 있다.


30일 전북도 등에 따르면 새만금 개발사업이 35년째 기본계획 변경으로 실질적 개발은 늦어지고 정쟁의 소재가 되면서 지역 도민의 불안감도 장기화되고 있다.

새만금 개발 사업은 지난 1987년 노태우 전 대통령 공약으로 세상에 알려졌다. 정치적으로 열세 지역인 전북에 선물을 줘야 했고, 낙후가 극심한 전북을 살리기 위해 필요한 사업이었다. 이후 집권한 노 전 대통령은 1989년 기본계획을 수립한다. 당시 계획대로 사업이 진행됐으면 2004년 모든 사업이 마무리됐어야 한다.

하지만 역대 대통령 후보들이 새만금 개발을 공약하고도 정권이 바뀔 때마다 기본계획이 변경되며 35년 동안 제대로 진행되지 않았다. 환경단체가 매립을 반대하며 소송을 제기해 사업이 수년 동안 정지되기도 했다. 새만금 개발은 현행 기본계획대로면 오는 2050년 마무리될 예정이지만 여전히 진척이 느리다.

새만금이 개발 여부를 두고 갈등을 겪고 계획을 수시로 바꿔가며 허송세월을 보내는 사이 중국은 국가적 차원 기반시설(SOC)을 대대적으로 확충하고 세계 자본을 흡입하고 있다. 푸동은 10여년 전부터 글로벌 기업들이 줄지어 들어서고 고층 빌딩이 가득한 신천지로 변했다. 개발 전 논밭이었던 푸동은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 아래 단기간에 금융과 상업 허브로 급부상했다. 1999년 완공한 푸둥 국제공항은 국가 경쟁력 강화를 위해 필요한 사업으로 인식돼 착공 2년 만에 건립됐다.

반면 새만금은 개발면적 409㎢ 중 용지 291㎢(호소 118㎢)에 매립이 절반 정도 이뤄진 상태다. 정부는 지난해 9월 새만금 개발계획 재수립을 발표했다. 오는 2025년까지 장기적 안목으로 새로운 계획을 만들겠다는 내용이다.

갑작스런 계획 변경 발표로 지역사회는 혼돈에 빠졌다. 계획된 사회기반시설 사업을 속도감 있게 진행해야 할 시기에 계획 변경은 새만금 내부 개발 사업을 더 늦어지게 만들기 때문이다. 더구나 계획 수립에만 2년이 걸려 이미 새만금 투자를 결정한 기업 등에서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이에 새만금개발청은 대규모 전문용역을 이달 중 발주해 기본계획 재수립을 본격 시작한다.

올해부터 2025년까지 2년간 사업비 30억원을 확보함에 따라 기본계획 학술과 기술 분야를 구분해 전문용역을 진행한다. 현 정부 들어 10조원에 달하는 폭발적인 투자 유치 성공을 새만금 전체로 확산하겠다는 전략이다. 첨단전략 산업의 선도지로 조성해 기업투자가 본격화되는 새만금 2.0시대를 선도하는 새로운 계획을 만들겠다는 생각이다.

새만금 기본계획은 새만금 사업 추진을 위한 최상위 법정계획이며, 새만금 장래 수요예측을 토대로 수립하는 장기 종합계획이다.
기본계획 핵심 키워드는 '기업'으로 잡았다. 산업 용지 대폭 확대 등 기업 친화적인 공간계획과 토지이용계획을 구상하는 등 자유로운 경제활동을 촉진할 수 있도록 기본계획을 재수립할 방침이다.


김경안 새만금개발청장은 "입주기업 지원과 민간투자 활성화를 위해 필요한 사업은 빨르게 차질 없이 추진하면서 새만금이 글로벌 첨단산업의 퍼스트 무버로 거듭나도록 큰 그림을 그리겠다"고 설명했다.

kang1231@f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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