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개선에도 경기 '안갯 속'…소비, 건설 추이에 판가름 난다

      2024.01.31 12:08   수정 : 2024.01.31 12:33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반도체 재고가 지난해 12월 21% 가량 줄었다. 생산은 두자릿 수 가까이 증가했다. 31일 통계청이 내놓은 2023년 12월 및 연간 산업활동 동향에 잡힌 지난해 12월 전월 대비 통계치다.

주력 산업 중심으로 광공업 생산 증가가 뚜렷해지고 있다. 하지만 소매판매는 0.8% 감소했고 건설투자를 뜻하는 건설기성은 마이너스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기획재정부 김귀범 경제분석과장은 "경제가 제조업 생산·수출 중심의 회복과 내수 부문 온도차가 병존하고 있고 향후 경기가 꺼질 수도, 뚜렷이 회복될 수도 있는 혼재된 상태"라고 분석했다.

반도체 재고감소폭 22년만에 최대


통계청의 이날 산업활동 동향 발표에서 지난해 12월 부분만 보면 반도체 개선 흐름이 두드러진다고 할 수 있다. 반도체에 힘입어 산업활동동향 3개 부분 중 전산업 생산은 전월 대비 0.3% 증가했다. 지난해 11월 0.8% 증가에 이어 2개월 연속이다.

전산업 생산 중 광공업 생산은 반도체가 8.5% 증가하면서 0.6% 늘었다. 반도체 개선은 생산, 출하, 재고 비율에서도 드러난다. 12월 반도체 재고는 전월대비 -20.9%로 집계됐다. 고성능 반도체 수요 확대 영향 등에 따른 것으로 이같은 재고 감소폭은 2001년 12월 이후 22년만에 최대다. 또 반도체 재고는 지난해 9월 이후 4개월 연속 감소세다. 4개월 연속 감소는 지난 2016년5월부터 9월까지 이후 87개월만에 최초다.

전산업 생산 중 서비스업은 금융, 보험, 운수·창고 등에서 생산이 늘면서 전월 대비 0.3% 증가했다. 설비투자는 특수 산업용 기계 등 기계류가 8.9% 늘어나는 등 전월대비 5.5% 증가했다.

지난해 연간으로 산업활동동향 성적은 광공업, 소매판매, 설비투자, 건설기성 모두 악화로 나타났다. 제조업은 역대급으로 악화됐다. 제조업 생산은 -3.8%를 기록했다. 지난해 상반기 반도체 불황 직격탄을 맞은 것으로 외환위기 때인 1998년 -6.5% 이후 최대폭 감소다.

소매판매도 승용차 등 내구재(0.2%) 판매는 늘었지만 비내구재(-1.8%), 준내구재(-2.6%)가 줄어 전년보다 1.4% 감소했다. 2003년(-3.2%) 이후 최대 폭 감소다. 전년(-0.3%)에 이어 2년째 감소세가 이어졌다.

공미숙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소비가 지난해와 2022년 좋지 않았던 상황"이라며 "금리나 환율 영향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설비투자는 5.5% 줄었고, 건설수주(경상)도 부동산 경기 침체 영향으로 19.1% 감소했다.


혼재된 지표…상·하방 리스크 다 있어


제조업 등이 다소 살아나면서 경기 부진이 점진적으로 완화되고는 있지만 지표는 혼재돼 있다. 개선되고 있다고 하는 제조업 조차도 평균가동률(지난해 12월 기준)은 70.8%로 전월 대비 1.3%포인트 하락했다.

소비 흐름은 안갯속이다. 김귀범 과장은 "소비가 더 꺼질 지, 아니면 늘어날 지 좀 더 봐야 한다"며 "속보성이 강하지만 소비흐름을 체크할 수 있는 신용카드 매출 추이를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건설투자는 그간 부진했던 선행지표가 현재 "안 좋은 방향으로 가시화되고 있다"는 게 기재부의 분석이다.

이같은 경기흐름을 반영하듯 지난해 12월 동행종합지수 순환변동치는 전월 대비 0.3p 하락했지만 향후 경기국면을 보여주는 선행종합지수 순환변동치는 같은 기간 0.1p 상승했다. 지표가 엇갈린 것이다. 지난해 12월까지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7개월 연속 하락세다.
반면 선행지수 순환변동치는 4개월 연속 오름세다.

정부는 수출 개선 흐름, 반도체 등 주력산업 업황 반등, 물가 둔화 흐름 등을 경제의 긍정적인 요인으로 꼽았다.
주요국의 경기회복·통화정책 불확실성, 공급망 리스크, 가계부채·부동산 PF 리스크, 건설부진 등을 하방요인으로 제시했다.

mirror@fnnews.com 김규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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