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철 금고문 30m 날린다" '은행 ATM기' 폭파해서 현금 훔친다
2024.02.01 09:06
수정 : 2024.02.01 09:06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카드보다 현금을 선호하는 독일에서 현금인출기 폭파 절도가 빈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30일 오전 2시30분께(현지시간) 독일 베를린 외곽 라이니켄도르프의 한 쇼핑몰에서 폭발음이 들렸다고 한다. 이어 현장에는 마스크로 얼굴을 가린 용의자 3명이 쇼핑몰 안에 있는 은행 지점 현금인출기(ATM)를 폭파하고 돈을 챙긴 뒤 차를 몰고 도주했다.
연방치안청(BKA)은 2022년 전국에서 이 같은 폭파 절도가 496건 발생한 것으로 집계했다. 주별로는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182건), 라인란트팔츠(56건), 헤센(41건) 등 서쪽 지역이 많았다.
현지 매체 디벨트에 따르면 BKA 대변인은 "폭발물 사용이 증가하면서 상황은 점점 위험해지고 있다"고 밝혔다.
과거에는 ATM 기계에 가스를 주입하는 방식을 주로 썼다고 한다. 하지만 몇 해 전부터 폭발물을 설치해 터트리는 사건이 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강철로 된 금고 문도 30m까지 날려버릴 수 있는 폭발물이 점점 더 많이 쓰인다는 의미다.
이와 관련해 수사당국은 ATM 폭파 절도 용의자의 70% 이상이 외국인인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네덜란드에 거점을 둔 폭력조직이 범죄를 저지르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네덜란드 바로 옆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 지역의 ATM이 주요 표적이 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일각에서는 ATM 안의 지폐가 외부 충격을 받으면 자동으로 잉크 카트리지를 터뜨려 돈을 훔쳐가더라도 못 쓰게 만드는 보호장치를 설치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디벨트는 “다른 유럽 국가들과 달리 이런 보호 조치가 법으로 의무화되지 않았다”며 “ATM 폭파범들에게 독일은 여전히 천국”이라고 전했다.
hsg@fnnews.com 한승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