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수·지역의료 '4대 정책 패키지'로 강화 尹 "의료개혁 책임감"
2024.02.01 14:30
수정 : 2024.02.01 15:51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필수의료 생태계 고사 위기에 대응해 정부가 필수의료 강화를 위한 4대 정책 패키지를 추진한다.
尹대통령 "충분한 의료인력 필요"
현재 필수의료 위기는 구조적 문제가 장기간 축적된 복합적 과제로, 단기적 해법과 중장기적 구조 개선을 포함하는 정책 패키지 추진이 절실한 상황이다.
1일 정부는 경기도 성남시 분당서울대병원에서 '국민과 함께하는 민생토론회, 여덟 번째, 생명과 지역을 살리는 의료개혁'을 개최하고 △의료인력 확충 △지역의료 강화 △의료사고 안전망 구축 △수가 등 보상체계 공정성 제고를 골자로 하는 4대 정책 패키지를 토론회에서 보고했다.
이날 토론회를 주재한 윤석열 대통령은 "우리나라는 세계 최고 수준의 의료진 역량과 건강보험 시스템을 갖추고 있음에도 의료시스템의 붕괴를 걱정해야 하는 현실이 안타깝다"며 "고령인구 급증과 보건 수요 증대에 대응하기 위해 충분한 의료인력 확보가 필요하며, 이를 위해 교육과 수련 환경을 개선하겠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의사는 소신껏 진료하고 피해자는 두텁게 보상받을 수 있도록 의료사고 관련 제도를 전면 개선하고, 고위험 진료를 하는 필수의료진들에게는 정당한 대가가 돌아가도록 공정한 보상체계를 마련하겠다"며 "지역의료를 살리는 것은 교육과 함께 지역균형발전의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패키지 정책 추진으로 정부는 의료인들이 의료사고 소송이나 보상 문제가 아닌 진료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고, 국민들은 누구나 필요할 때 가까운 곳에서 안심하고 최고 수준의 의료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의료개혁을 이행할 방침이다.
의사, 2035년까지 1만5000명 부족
정부는 필수의료 강화를 위해 의료인력을 확충한다. 오는 2035년 1만5000명이 부족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는 것을 고려해 오는 2025학년도부터 의대 입학 정원을 확대하고 수급 추계에 따른 정원조정 시스템을 구축한다. 구체적인 의대정원 확대 규모는 의료현안협의체 논의 등을 거쳐서 별도로 정할 예정이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의대에 막 입학한 학생이 수련기간 등을 거쳐 의사가 되려면 10년 가량이 소요된다는 점을 고려하면 2025학년도 입시의 증원 폭이 당초 예상됐던 1000명대를 넘어 2000명 이상이 될 수 있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정부는 정원 증원과 함께 의대 교육의 질 향상을 위한 지원을 강화하고, 충분한 임상 역량을 쌓을 수 있도록 수련·면허체계를 개선한다는 입장이다. 이와 함께 전공의 36시간 연속근무 축소를 통한 수련환경 개선과 병원의 전문의 중심 운영 전환을 단계적으로 추진한다.
지역완결 필수의료 확립을 위해 국립대병원 및 지역의 민간·공공병원을 집중 육성하고 필수의료 협력 네트워크 강화를 위한 지역의료 혁신시범사업을 추진한다.
선정된 권역에는 3년 간 최대 500억원을 지원한다. 지역에서 안정적으로 근무할 필수의사 확보를 위해 지역인재전형을 대폭 확대하고 계약형 지역필수의사제 도입을 추진한다.
지역의료지도 기반으로 맞춤형 지역수가를 확대하고 재정당국과 협의해 필수의료 인력·인프라 확충 및 역량 강화 지원을 위한 '지역의료 발전기금' 신설 등을 검토, 지역의료 투자를 강화한다.
필수의료 수가에 10조원 투자
의료인의 보험·공제 가입을 전제로 의료사고에 대한 형사처벌 특례와 중과실 없는 응급의료 사고에 대해 형 감면 규정을 적극 적용한다. 불필요한 소환 조사도 자제한다. 이를 통해 의료인은 안정적인 진료환경 속에서 중증·응급 등 진료에 집중할 수 있고 환자는 신속하고 충분한 보상을 받게 되고, 분만 등 무과실 의료사고에 대한 국가 보상도 강화한다.
보상체계 공정성을 제고한다. 오는 2028년까지 10조원 이상을 투자해 필수의료 수가를 집중 인상하고, 행위별 수가로 지원이 어려운 필수의료 영역에 대해서는 공공정책수가와 대안적 지불제도를 확대해 지원한다.
비급여 시장의 의료체계 왜곡 방지 및 보상 불균형 해소를 위해 도수치료 등 비중증 과잉 비급여는 병행되는 급여진료의 건강보험 청구 금지(혼합진료금지)를 추진하고, 관리 사각지대에 놓인 미용 의료 분야에 대해서는 시술 자격 개선 등을 포함한 종합적 제도 개선을 추진한다.
정부는 단기 과제의 경우 조기에 집중 추진해 체감할 수 있는 성과를 창출할 예정이다.
의료사고특례 쟁점, 비급여 제도 개선, 수련·면허 개편, 지역필수의사제, 지역의료기금 등 장기적 관점에서 근본적인 제도 개선이 필요한 과제는 '의료개혁특별위원회(가칭)'을 통해 실천 로드맵을 마련한다. 위원회는 전문가 중심으로 구성되며 대통령 직속 자문위의 지위를 갖는다. 위원회는 필수의료 강화를 위한 정책 구체화와 공론화에 집중하게 된다.
vrdw88@fnnews.com 강중모 김학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