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직' 영웅, 구조대 배치 15일 된 신참..SNS에 '애도' 물결 이어져
2024.02.02 07:05
수정 : 2024.02.02 10:52기사원문
김 소방교와 박 소방사는 지난달 31일 경북 문경시 신기동 제2일반산업단지에 위치한 4층짜리 육가공업체 공장에서 발생한 화재로 순직했다.
이들은 "건물 내에 고립된 근로자가 있을 수 있다"라는 다른 근로자의 얘기를 전해 듣고 4인 1조로 수색에 나섰다. 수색 중 불이 급격히 번져 두 소방관은 건물에 고립됐고, 건물이 무너지면서 변을 당했다.
두 사람은 구조 전문 소방관이었다. 김수광 소방교는 지난 2019년 소방관에 임용됐다. 지난해 7월 소방사에서 소방교로 승진하면서 구미소방서에서 문경소방서로 자리를 옮겼다. 그는 화재 현장 내부로 진입하지 않고 불을 끄는 부서인 안전센터에 배치됐지만, 구조대원 근무를 강하게 희망했다고 한다. 그래서 '인명 구조사' 시험을 준비했다. 퇴근 후에도 소방서에 남아 필기와 실기시험을 준비한 끝에 합격할 수 있었다. 이 자격증을 가지고 지원해 구조대원에 선발된 게 지난 17일이다. 그리고 불과 보름 만에 김 소방교는 화재 현장에서 목숨을 잃었다.
박수훈 소방사는 특전사 중사 출신으로 지난 2022년 구조 분야 경력 채용으로 소방관이 됐다. 특수부대 출신답게 태권도 사범으로 다져진 체력에 인명 구조사 자격증도 가지고 있었다. 함께 순직한 김 소방교의 인명 구조사 시험 준비를 도운 것도 박 소방사였다. 일과를 마친 뒤 두 사람이 함께 로프 타기, 장비 묶어서 옮기기, 다이빙 풀 잠수 등 훈련을 했다고 한다.
두 사람 다 미혼이었다. 박 소방사는 평소 지인들에게 "나는 소방과 결혼했다. 위험에 빠진 사람들을 구하는 일에서 큰 보람을 느낄 수 있다"라고 말했다고 한다.
이들의 SNS에는 시민들의 애도 물결이 이어졌다. 시민들은 "감사하고 죄송하다" "하늘에서는 부디 안전한 곳에서 행복한 시간 보내길" "숭고한 희생에 감사하고 미안하다" "꿈 많은 청춘, 마지막 순간에 얼마나 두려웠을지 가늠조차 안된다" "뜨겁지 않은 곳에서 편히 쉬고 평안하길" 등의 댓글을 달며 애통한 마음을 표했다.
지난 1일 차려진 두 대원의 빈소에는 무거운 슬픔이 내려앉았다. 유족들은 몸을 가누지 못해 부축받거나 부둥켜안고 울었다. 침통한 표정의 소방관들도 두 동료의 희생을 안타까워하며 눈물을 흘렸다.
발인은 오는 3일 오전 7시로 예정됐다. 이후 경북도청 동락관으로 장소를 옮겨 오전 10시부터 11시까지 영결식을 진행한다. 이들은 대전현충원에 안장될 예정이다.
yuhyun12@fnnews.com 조유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