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TNS' 안재홍 "이솜과 세 번째 호흡, 촬영하며 '전우애' 생겼죠" ②
2024.02.02 07:01
수정 : 2024.02.02 07:01기사원문
(서울=뉴스1) 김민지 기자 = 1일 전 회차가 공개된 티빙 오리지널 시리즈 'LTNS'(극본·연출 임대형 전고운)는 짠한 현실에 관계마저 소원해진 부부 우진(이솜 분)과 사무엘(안재홍 분)이 돈을 벌기 위해 불륜 커플들의 뒤를 쫓으며 일어나는 예측불허 고자극 불륜 추적 활극이다. 남편의 택시가 침수되면서 현실적인 위기에 처한 부부는 우연히 사무엘 친구 정수(이학주 분)의 불륜 사실을 알게 된 뒤, 이를 묵인하는 대가로 3000만원을 손에 쥐게 되자 이를 아이템으로 돈을 벌려고 한다. 호텔 직원인 우진이 확보한 불륜 고객 리스트에 택시 기사인 사무엘의 기동력이 더해진 이 부부 불륜 추적단의 콤비 플레이는 쫄깃한 긴장감과 재미를 선사하며 보는 이들을 사로잡았다.
극 중 안재홍은 따뜻해 보이는 겉모습과는 달리 속은 차갑게 식어버린 결혼 5년 차 남편 임박사무엘을 연기한다. 불같은 성향을 가진 아내 우진과 반대의 성격을 가진 사무엘은 대기업 취직 후에도 적응하지 못하고 퇴사, 택시 운전사로 생업을 이어가지만 택시가 침수되며 위기를 맞는다. 이후 아내의 주도하에 불륜 추적단이 된 그는 혹여 경찰에게 들키진 않을까 불안에 휩싸이다가도 큰 액수의 돈과 가장으로서 무언가를 해냈다는 성취감에 설레는 듯 자신도 모르게 일에 빠져들어 가는 모습으로 보는 이들을 짠하게 만들었다. 특히 지난해 큰 임팩트를 남긴 '마스크걸' 주오남과는 또 다른 캐릭터로 완벽하게 변신, 한계 없는 연기력을 보여주며 호평을 얻고 있다.
안재홍은 사무엘을 연기하면서 디테일을 더해 캐릭터를 빚어가는 과정이 흥미로웠고, 덕분에 작업 역시 즐거웠다고 말했다. 또한 작품 공개 후 많은 시청자들이 이야기에 공감을 해주는 것이 좋다며 특히 '또드'(또라이 드라마)라는 반응이 기억에 남는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극 전반에 흥미로운 복선이나 메타포가 숨어 있다며, 이미 본 이들에겐 재주행을, 보지 않은 이들에겐 정주행을 자신 있게 추천했다.
최근 안재홍을 만나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N인터뷰】①에 이어>
-앞서 '마스크걸' 주오남을 연기할 때 '아이시떼루'라는 애드리브를 해 깊은 인상을 남기지 않았나. 이번 'LTNS' 임박사무엘이라는 캐릭터를 빚어가면서 디테일하게 신경 쓴 부분이 있는지.
▶시나리오 자체도 디테일했고, 나도 그런 부분을 많이 넣으려 했다. 사무엘을 보면 다리 밑에서 라디오를 들으며 시간을 보내고 승차거부를 하는 등 일반적인 것과는 다른 행동을 한다. 경제적인 활동을 열심히 하지 않는 한량 중 한량인데, '빙산의 일각'이라는 말처럼 사무엘도 보이는 게 전부가 아니라 입체적인 캐릭터라는 생각으로 연기했다. 구체적인 전사가 많이 나오지 않기에 디테일이 많을수록 유리하겠다 싶었다. 평소 머리핀을 하거나 헤어밴드를 하고, 잘 보이진 않지만 항상 유튜브에서 골든 리트리버 영상을 본다. 또 청소할 때는 어떻게 표현할까 고민하다가 '청소에 진심'인 사무엘에 대해 생각했을 때 양말을 신고 하지 않을까 했다. 그러면서도 스스로 가진 열등감이 있다. 그래서 정수가 '서울대 나와 택시운전을 한다'고 툭 말할 땐 눈빛이 순간 바뀌는 걸 보여주려고 했다. 그런 디테일로 호기심을 자극할수록 시청자들이 작품 속으로 들어올 수 있다고 생각한다. 개인적으로도 어떤 캐릭터를 연기하든 디테일한 부분을 많이 담아내려고 노력하는 편이다.
-전작도 그렇고 이번에도 보면 친근하지만 찌질한 캐릭터로 임팩트를 주는 역을 많이 하는 듯하다.
▶사실 '마스크걸' 주오남과 'LTNS' 사무엘은 완전히 다른 톤 앤 매너를 가진 캐릭터라고 여기고 연기했다. '마스크걸'의 화술로 주오남을 연기하고, 'LTNS' 화법으로 사무엘을 연기했다. 사무엘은 그동안 연기했던 그 어떤 인물보다 넓은 폭을 가진 캐릭터라는 걸 염두에 뒀다. 집에서 늘어져 있는 일상적인 모습부터 범죄 행각을 이어가는 모습까지, 이 인물이 가진 입체성을 디테일하게 그려내고 싶었다. 사무엘과 나의 싱크로율은 10% 정도? 다정한 부분이 닮은 듯하다.(웃음) 어떤 인물이든 나 자신이 완연하게 투영되는 경우는 없다. 사무엘 역시 연기할 때도 캐리커쳐화 했다.
-이솜과는 세 번째로 호흡을 맞췄는데 함께 하면서 어땠나.
▶'소공녀'에서는 애틋한 하나의 감정을 소개했고, 내가 만든 단편에선 먹먹함을 주는 연인으로 나왔다면, 이번에야말로 설렘부터 격렬한 감정까지 희로애락을 다뤄 새롭고 긴장감이 생기는 작업이었다. 그러면서 이솜이라는 배우가 어떤 배우인지에 대해서도 알아갔다. 특히 이 작품의 클라이맥스인 집에서 비 맞으며 싸우는 신을 찍으며 '전우애'가 생겼다. 세트장 안에서 쏟아지는 비를 맞으며 극한의 감정을 만들어 가야 하는데, 어떤 변수가 생길지 모르는 상황에서 신을 만들어가는 것에 책임감이 느껴지더라. 그러면서 우리끼리 전우애가 생겼다. 이젠 형제 같은 느낌이다.(웃음)
-오프닝 신에 나오는 두 사람의 러브신도 화제였다.
▶키스신도 액션신이라고 생각하면서 촬영했다. 롱테이크 장면으로 회전을 하면서 찍어야 하는데 안무처럼 보이면 안 되니까… 그런 부분을 고려하면서 찍었다. 너무 오래 찍으면 진이 빠질 것 같았는데 다행히 몇 테이크 안 가고 '오케이' 됐다.
-'LTNS'는 임대형, 전고운 감독이 공동 연출하지 않았나. 함께 작업하면서 어땠는지.
▶전 감독님은 대학교 1년 선배다. 학교를 다닐 때도 가장 영화를 잘 찍는 연출 전공이었는데, 인연이 이어져 이번 작품도 함께할 수 있어 좋았다. 임 감독님은 옆 한양대 연영과에 다니실 때 단편 영화를 같이 하고 싶다고 연락을 주셔서 그때 함께 작업을 한 인연이 있다. 그래서 전 감독님이 처음 'LTNS'를 함께하고 싶다고 했을 때도 두 사람이 무시무시한 내공을 갖고 있다는 걸 알아서 좋았다. 연출할 때도 두 분이 99%를 같이 했는데, 의견이 일치하지 않은 적이 없다. 함께하면서 굉장한 시너지가 발휘된 것 같다.
-어제까지 모든 회차가 공개됐는데 시청 포인트가 있다면.
▶이제 6회까지 다 공개가 됐는데, 한 호흡으로 보시면 더 재밌지 않을까 한다. 극 전반에 굉장한 복선들이 깔려 있다. 2회에서 잠복을 하던 중 우진이가 만난 남자를 언급하지만 그 대사에 무게감을 주진 않는데 5~6회를 보면 '그게 그 말이었구나', '묻고 살고 있었구나'라는 게 은연중에 드러나는 순간이 있다. 또 이 드라마에서 '물'이 메타포가 되는 장면이 많아 그런 걸 찾아보는 재미도 있을 거다. 안 본 분은 정주행을, 본 분은 재주행을 하시면 더 재밌지 않을까.
-'LTNS'가 본인에게 어떤 작품으로 남을까.
▶내겐 너무 특별한 작품이다. 여태껏 내가 연기했던 캐릭터 중에 이렇게 입체적인 인물이 있었나 싶을 정도로 장르를 망라한 캐릭터를 보여준다. 다양한 모습을 양파 껍질 까듯이 담아내고 싶었다. 3회에서 백호에게 맞아 이빨이 빠지고도 희열을 느끼거나, 4회에서 가자미를 구우며 혼자 날 선 말을 하는 등 여러 장면을 통해 입체적인 모습을 보여주려 했고, 연기를 하면서도 재밌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