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기업, 주가관리에 관심있는지 의문" 맥킨지의 '쓴소리'

      2024.02.03 06:00   수정 : 2024.02.03 09:49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미국, 일본의 주주친화적 정책에 비하면 한국은 아직 갈 길이 멀다."
맥킨지&컴퍼니의 이용진 시니어 파트너는 1일 서울 소공동 웨스틴 조선호텔에서 한국경영자총협회가 개최한 '제2회 한국최고경영자포럼'에서 한국 주식이 저평가돼 있다는 일명 '코리아 디스카운트'와 관련, "기업들이 주가 관리에 정말 관심이 있는 것인지 의문이 들 때가 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일명 '개구리 보고서 2탄'으로 불리는 맥킨지의 코리아 리포트의 공동집필자인 그는 이날 포럼에서 2040년 한국경제를 7대 경제강국, 1인당 GDP 7만 달러 국가로 도약시키기 위한 8대 핵심 과제를 강연하며, "자본시장 선순환 구조를 위해 다양한 기업가치 제고 노력이 펼쳐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부는 기업가치 제고를 통해 증시 부양 효과를 본 일본 사례를 참고해 이달 중으로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을 발표할 예정이다. 기업 스스로 기업가치를 높이도록 해서, 주가를 끌어올리는 것이 핵심이다.


이 시니어 파트너는 "한국기업들은 취약한 기업 지배구조, 소액주주에 대한 비호적 태도로 인해 낮은 평가를 받는 경향이 있다"면서, 이로 인해 국내 주식시장에서 외국인 투자 비중은 과거 2004년 41%에서 26%(지난해 6월)까지 감소했으며, 코스피 지수는 십여 년째 2000선(2007년 첫 돌파)에 머물러 있다고 지적했다.

맥킨지에 따르면 최근 10년간 미국의 평균 주주환원율은 92%에 달한다. 반면, 한국은 선진국 평균(미국 제외, 68%)의 절반에도 못미치는 29%에 불과했으며, 중국(32%)보다도 낮다.

그는 "일본 기업들의 경우, 행동주의 펀드들의 적대적 인수합병(M&A)등을 경험하면서 기업가치 제고에 압박을 느끼고 사업구조를 바꾸는 예가 많다"면서 "(행동주의 펀드들의 움직임을 고려할 때)한국은 아직 그런 상황은 아니라고 하지만, 기업가치 제고, 주주친화정책에 더욱 많이 관심을 가져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주주친화정책과 관련, 그는 "최근엔 바뀌었다고 하는데,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배당'에 대해 (경영계에서는)'나쁜 말'이고, 마치 회사 돈을 뽑아먹는 것처럼 말하는 경우가 많았다"면서 "배당이 주주친화적인 방법 중 하나라는 점에서 앞으로 충분히 고려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날 "한국경제가 상승곡선을 그리기 위해선 산업구조 개편, 고부가가치 사업으로 전환, 원천기술 기반의 신사업 창출, AI 전환, 인재양성, 자본시장 선순환 등이 한국경제 전반에 걸쳐 동시다발적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한 "원천기술 확보를 위한 연구개발(R&D)투자가 확대돼야 하는데 ,민간 부분의 매출 대비 R&D 투자 비중을 보면, 이스라엘이 8.4%, 미국이 7.9%인 반면 한국은 3.5%에 불과하고, 이 마저도 절반이 삼성전자"라고 지적했다.

맥킨지는 앞서 2013년 한국경제가 성장 정체에 직면했다고 진단하고. 이를 '서서히 가열되는 냄비 속 개구리'로 묘사한 일명 '개구리 보고서'를 발표해 큰 반향을 일으킨 바 있다. 맥킨지는 10년 만인 지난해 말, 또다시 '한국의 다음 S-커브(성장곡선)'란 제목의 후속 보고서를 통해 "10년 새 끓는 물의 온도가 더 올라갔다"며 갈림길에 선 한국경제가 성장곡선을 그리기 위해서는 개구리를 즉각 냄비 밖으로 꺼내는 것과 같은 급진적이며 과감한 변화와 시도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한편, 경총 한국최고경영자포럼은 약 40년 역사의 '전국최고경영자연찬회'(1981~2019년)를 새롭게 개편한 행사로, 경영자들의 국내외 환경을 진단하고, 정보를 교류하는 장으로 개최됐다.

ehcho@fnnews.com 조은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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