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조건 이긴다더니' 역전패 침울한 호주 … "가장 괴로운 경기"
2024.02.03 21:20
수정 : 2024.02.03 21:59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극적으로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4강행을 이룬 한국 팬들은 축제 분위기고, 승리를 눈앞에 뒀다가 무너진 호주 언론은 다소 침울하다.
'역대 대표팀 경기 가운데 가장 괴로운 패배'라는 표현이 등장할 정도로 패배를 가슴에 새기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호주는 한국에게 토너먼트 무대에서 꺾여 본 적이 없다.
시드니모닝헤럴드는 지난 1일 2015년 아시안컵 결승전 승리 등을 근거로 '호주가 한국을 꺾을 수 있는 4가지 이유'를 보도한 매체다. 이 신문이 제시한 근거에는 클린스만 감독과 아널드 감독의 전술적 역량 차이도 포함됐으나 예상한 승리와는 반대 결과가 나왔다.
유력 일간 시드니모닝헤럴드는 아쉬움 가득한 호주 선수단의 발언을 전하며 손흥민의 존재가 승부를 뒤집었다고 해설했다.
시드니모닝헤럴드는 "호주는 후반 내내 끈질기게 페널티지역을 지켰다. 부지런하게 손흥민을 묶었다. 한국이 막판 득점하는 성향이 있다는 점만 뺀다면 (문제가 없었다)"고 말했다.
자국과 2015년 아시안컵 결승 후반 추가 시간 득점한 손흥민의 활약을 소개한 이 신문은 9년 후 재대결에서도 손흥민이 '뒷심'을 발휘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페널티킥을 유도하고 연장전에서는 프리킥까지 성공한 손흥민을 놓고 '창의적인 지휘자'라고 표현했다.
더불어 한국 선수들의 '개인 기량'을 높게 평가한 그레이엄 아널드 감독의 발언도 소개했다.
아널드 감독은 경기 후 기자회견에 "한국은 매우 빠른 속도로 경기하는 유럽의 '톱 리그'에서 뛰는 선수들이 많아서 그런 것 같다"며 클린스만호가 매서운 뒷심을 발휘하는 이유를 분석했다.
이어 "그들은 바이에른 뮌헨, 토트넘 홋스퍼, 울버햄프턴 원더러스에서 정상급 선수들을 상대로 뛴다"라고 덧붙였다.
또 다른 유력 언론 디오스트레일리안은 선수에 이례적으로 '마이너스 평점'을 매겨 이목을 끈다.
후반 추가 시간 페널티킥을 내주고, 연장 전반에는 프리킥 기회를 헌납해 2실점 모두에 관여한 밀러에게 디오스트레일리안은 10점 만점에 '-1점'을 줬다.
대회 기간 문자 해설을 맡은 호주 ABC방송의 서맨사 루이스 기자는 한국과 2023 AFC 카타르 아시안컵 8강전이 역전패로 끝나자 "축구는 괴로운 경기가 될 수 있다. 이는 내가 기억하는 사커루(호주 대표팀의 별칭) 경기 중 가장 괴로운 경기 중 하나"라고 평가했다.
루이스 기자는 "황희찬의 페널티킥은 호주의 항해에서 순풍을 앗아갔다. 전체적으로 한국은 승리를 거머쥘 만큼 좋은 경기력을 보였다" 면서 “호주는 엄청난 기회를 놓쳤다는 걸 알게 될 것이다. 그 사실이 머리, 가슴 속에 한동안 남을 것”이라고 짚었다.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