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들 살던 곳에서 나이 들기 원해..중상층 고령자도 돌봄 서비스 필요"
2024.02.04 16:09
수정 : 2024.02.04 17:16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전세계 유례없는 속도로 고령화가 진행되면서 국내 고령자 돌봄 서비스는 양적 성장만으로도 벅찬 실정입니다. 공공 주도로 저소득 취약계층에게 저가의 사회 서비스를 공급하는게 우선되고 있죠. 그러다보니 자부담을 해서라도 고품질의 돌봄 서비스를 받고 싶은 중상층 고령자는 오히려 역소외되고 있습니다."
김종훈 쉘위파트너스 대표( 사진)는 4일 파이낸셜뉴스와 인터뷰에서 "국내 고령자 돌봄 서비스의 질적 혁신이 계속 뒤로 밀리고 있다"며 이같이 설명했다.
우리나라는 올해 '노인 인구 1000만명 시대'에 진입한다. 내년에는 고령화율이 20%를 넘는 '초고령 사회'에 들어선다. 고령화 사회(65세 이상 인구 비중 7%)에서 초고령사회(65세 이상 인구 비중 20%)로 진입하는 속도가 세계 1위다. 프랑스보다 6배, 일본보다 11년 빠르다.
정부가 공급하는 노인복지주택과 민간이 운영하는 요양원, 요양병원, 실버타운 등으로는 턱없이 부족할 수 밖에 없다. '에이징 인 플레이스(살던 곳에서 나이들기·aging in place)'가 점차 주목받는 이유다.
'에이징 인 플레이스'는 노인들이 익숙한 환경에서 편안하고 안정적으로 노년기를 보내는 것을 의미한다. 익숙한 환경이란 좁게는 살고 있는 집, 넓게 보면 동네나 지역사회를 말한다.
실제로 보건복지부가 지난 2021년 발표한 ‘2020년 노인실태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83.8%가 건강할 때까지는 현재 집에서 거주하기를 원했고, 56.5%는 거동이 불편해져도 재가 서비스를 받으며 현재 집에서 계속 살기를 희망했다.
김종훈 대표는 "수십년간 살던 동네에서 사귄 이웃, 자주 가는 가게, 매일 산책하는 길 등을 버리고 갑자기 낯선 실버타운에 들어간다는 건 노인들에게 큰 스트레스로 다가올 수 있다"며 "살던 집을 고령층 친화 주거 환경으로 바꾸는게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일본에서는 고령자들의 주택 리모델링을 돕는다. 휠체어가 다닐 수 있게 문턱을 없애고 바닥을 평평하게 하고 여기저기 손잡이를 달고 바닥에는 미끄럼 방지 대책을 세우는 등의 공사가 권장된다. 지자체들이 20만 엔(약 180만원) 한도까지 보조금도 지원해준다.
쉘위파트너스는 고령자의 낙상 예방에 특화된 '낙상백신' 사업을 하고 있다. 고령 입원환자의 손상 원인 1위가 낙상 또는 추락이라는 점에 착안했다. 현장 전문가가 자택을 방문해 낙상 위험진단 방문 컨설팅을 제공하고 공사가 일체 필요없는 욕조 안전바, 논슬립 패드, LED 무선 센서등 등 낙상예방 전문용구를 추천·설치해 준다.
김 대표는 "강남구청과 2년 연속 '고령 친화 주거환경 개선사업' 협약을 맺고 타워팰리스, 압구정현대를 포함해 100명이 넘는 어르신 댁을 방문해 낙상예방 활동을 했다"며 "2022년에 국회 표창, 2023년에 강남구청 구정백서에 게재되기도 했다"고 말했다.
쉘위파트너스는 향후 중산층 고령자 및 그들의 중·장년 자녀가 믿고 맡길 수 있는 버틀러(집사) 서비스로 사업을 확장할 계획이다. 주요 고객은 구축 아파트 단지나 주상복합에 거주하는 고령자나, 대기업 임원 및 고소득 전문직에 종사하는 중·장년 자녀다.
김 대표는 "바쁜 자녀 대신 집사가 정기적으로 방문해 어르신들의 불편함을 해결해 주는 서비스"라며 "중·장년 임직원들의 사내복지 프로그램으로도 진입 예정"이라고 밝혔다.
sjmary@fnnews.com 서혜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