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라스틱 쓰레기에서 수소를 뽑아냈다

      2024.02.06 01:00   수정 : 2024.02.06 01:00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폐 플라스틱에서 수소를 뽑아내는 기술이 개발됐다. 이는 연간 240만t 이상 생겨나는 플라스틱 쓰레기가 새 플라스틱으로 재활용하는 방법 이외에도 수소라는 에너지원으로 전환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기초과학연구원(IBS) 나노입자 연구단 현택환 단장이 이병훈 고려대 KU-KIST 융합대학원 조교수와 김민호 경희대 교수팀과 함께 단 1g의 촉매로 폐 플라스틱에서 시간당 3.7L의 수소를 만들어냈다.

이 기술의 가장 큰 특징은 촉매를 만들고 사용할때 다른 에너지 없이 햇빛만으로도 가능하다는 것. 또한 40시간만에 폐플라스틱을 98% 분해해 수소를 만들어냈다.

이병훈 교수는 5일 "태양에너지를 사용해 친환경적으로 촉매를 만들고, 이 촉매로 수소를 만드는 방법"이라며, "국내외를 포함해 지금까지 개발된 기술보다 10배 이상 높은 성능을 보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번 성과를 통해 산업화로 가는 단계인 대형화 스케일이 실제 가능할 것으로 기대되며 실제로 연구를 진행중"이라고 덧붙였다.

비영리 환경단체 오션클린업이 2021년 국제 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시스'에 발표한 연구에 따르면, 바다로 배출된 전세계 플라스틱 폐기물은 매년 115만∼241만t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또한 2020년 발표한 통계청 자료에서는 우리나라 1인당 연간 플라스틱 쓰레기 배출량이 99.51㎏으로 세계 최고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연구진은 이같은 플라스틱 쓰레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 중 수소를 뽑아내는 기술 개발에 집중했다.

우선 별도의 전기에너지나 열에너지 없이 햇빛만으로도 상온에서 촉매를 만들어냈다. 쉽게 구할 수 있는 이산화티타늄에 백금을 붙이는 형태다. 이렇게 만든 촉매는 1g당 백금이 0.7㎎, 전체의 0.7%만 들어가 비용을 최소화했다.

이산화티타늄 내부에는 산소가 빠져나가며 생긴 일종의 구멍이 있다. 연구진은 이산화티타늄에 햇빛을 쪼여 내부 산소 결함을 표면으로 이동시켰다. 표면에 생긴 구멍을 금속의 결합 자리로 이용한다. 연구진은 촉매를 만드는 과정에 대해 "바둑판의 교차점에 바둑알을 놓듯, 금속 촉매들을 지지체의 표면에 균일하게 결합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우선 폐 플라스틱을 수산화칼륨 용액에 녹인 뒤 촉매를 넣어 성능을 테스트했다. 그 결과, 1g의 촉매를 사용했을 때 1시간에 3.7L의 수소를 생산, 세계 최고 효율을 보였다.
또 이 촉매는 40시간 동안 98%의 폐 플라스틱을 수소와 이산화탄소로 바꿔놨다. 이는 기존 가장 성능이 우수하다고 보고된 촉매보다 10배 이상 높은 성능이다.


한편, 연구진은 이번에 개발한 촉매와 수소생산 결과를 6일(한국시간) 국제학술지 '네이처 머터리얼스(Nature Materials)'에 발표했다.

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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