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나가던 온디바이스 AI주 줄줄이 파란불...이유는

      2024.02.05 16:41   수정 : 2024.02.05 16:41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지난 연말 큰 관심을 모은 온디바이스 인공지능(AI) 관련주의 주가에 '파란불'이 켜졌다. 온디바이스 AI 수요가 지지부진한 데다 상승 재료가 소멸한 영향이 크다는 분석이다.

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제주반도체는 전 거래일 대비 11.39% 하락한 2만4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달 25일 3만4000원까지 오르며 52주 신고가를 새로 썼지만 7거래일 연속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 기간 주가는 27.5% 떨어졌다.


같은 기간 온디바이스 AI 관련주들이 나란히 내림세를 보였다. 폴라리스오피스(-30.9%), 태성(-24.8%), 칩스앤미디어(-19.8%), 가온칩스(-14.2%), 리노공업(-13.9%) 등이 두 자릿수 하락률을 나타냈다.

온디바이스 AI는 말 그대로 기기에 탑재된 AI라는 뜻이다. 기존 AI 서비스가 대규모 AI 서버에서 연산을 수행하고 통신을 거쳐 결과를 PC 또는 스마트폰 등에서 받아보는 방식이었다면, 온디바이스 AI는 단말기에서 자체적으로 정보를 수집한 뒤 연산 후 답변한다.

지난해 10월 구글이 온디바이스 AI를 탑재한 스마트폰 ‘픽셀8’ 시리즈를 발표한데 이어 삼성전자도 관련 기능이 탑재된 갤럭시S24 시리즈를 출시하면서 투자심리가 급격히 몰렸다.

지난해 11월 이후 온디바이스 AI 관련주는 지난달 중순까지 주가가 최소 60% 넘게 뛰었다. 제주반도체(751.4%), 가온칩스(124.2%), 태성(118.8%), 오픈엣지테크놀로지(66.1%) 등이 급등세를 연출했다.

AI 관련주의 내림세는 기대 모멘텀들이 사라진 때문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1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조기 금리인하 가능성을 일축하면서 기술주·성장주의 투심이 꺾인 것으로 풀이된다. 인텔과 구글 등 미국 빅테크 기업들이 예상 외의 부진한 실적을 발표한 것도 투심 위축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도 나온다.

지난달 챗GPT 개발자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가 방한해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과 회의를 가진 뒤 '방한 기대감'이라는 상승 재료가 소멸했다는 시각도 있다.

온디바이스 AI주의 약세에 관련 ETF 수익률에도 파란불이 들어왔다. 지난달 25일부터 이날까지 'KODEX AI반도체핵심장비'(-10.1%), 'TIGER AI반도체핵심공정'(-8.9%) 등의 수익률이 하락했다. 다만, 개인 투자자들은 최근 일주일간 해당 ETF 상품을 각각 81억원, 53억원씩 순매수했다. 저가 매수를 기회로 삼으려는 수급이 몰린 것이다.

증권가에서는 단기적으로는 온디바이스 AI주의 조정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하이투자증권 이상헌 연구원은 “지난해 생성형 AI가 돌풍을 일으키면서 기대감이 주가를 끌어올렸다”며 “구글이나 삼성전자의 발표 이후 다른 회사에서 온디바이스 AI 제품이 후속적으로 공개됐다면 온기가 지속될 수 있었겠지만 현재로서는 그런 모멘텀이 없다”고 말했다.

중장기 성장산업인 만큼 주가 추이를 지켜봐야 한다는 진단도 나온다.
BNK투자증권 이민희 연구원은 “온디바이스 AI에 대한 단기적인 수요 확대는 기대하기 어렵기 때문에 급격히 오른 주가에 조정이 있을 것”이라며 “전방 고객사들의 수요·실적이 개선된 뒤 올해 하반기 이후를 기대할 만하다”고 전했다.

nodelay@fnnews.com 박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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