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 '방산 본색' 드러냈다…'K-무기' 들고 중동 공략

      2024.02.05 18:38   수정 : 2024.02.05 18:38기사원문
'은둔의 방산기업'으로 불려온 기아가 최근 해외 방산수주 공략에 나서면서 현대자동차그룹 '방산 3형제' 중 맏형으로 주목받고 있다. HD현대, 한화, LIG넥스원 등 전통의 방산기업들도 유럽과 중동을 중심으로 수주활동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방산업계는 올해 해외 방산 수주액이 사상 최대에 달할 것이란 전망을 내놓고 있다.



■방산 3형제 '맏형' 기아 부상

기아는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에서 지난 4일 개막한 월드 디펜스 쇼(WDS 2024)에 참가한다고 5일 밝혔다. 8일까지 열리는 WDS 2024는 약 900여개 기업이 참여하는 중동 지역 최대 규모의 국제방위산업 전시회다.


기아는 이 행사에서 '중형표준차량'을 해외 최초로 공개한다. 중형표준차량(16인승)은 기동성을 특징으로 한다. 1m 깊이의 하천을 신속하게 통과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사용목적에 따른 고객 맞춤형 제작도 강점이다. 이번 전시에서 기아는 기본 모델인 '4X4 차량'과 함께 프레임과 파워 트레인만이 장착돼 있는 '베어샤시 차량' 등 총 2종을 선보인다.

지난해 9월 폴란드에서 개최된 MSPO에서 유럽지역 최초로 공개했던 수소 ATV 콘셉트카도 함께 전시된다. 최근 폴란드에서 대규모 수주계약(400대, 약 4000억원)을 따낸 소형전술 기갑수색차도 전면에 등장할 예정이다.

기아는 현대차그룹 방산사업의 '본류'격이다. 1973년 방산사업체로 지정돼 군용차량을 제작해 왔으며, 전용생산설비와 함께 국내 유일의 군용차량 개발 전문 연구소를 두고 있다. 최근 방산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현대위아의 방산사업도 기아정공(1977년 군수업체 지정) 당시 사업을 기반으로 한다.

업계에서는 현대로템, 현대위아에 비해, 상대적으로 주목도가 떨어졌던 기아가 본격 해외 방산수주에 나서면서 현대차그룹의 방산 사업에 탄력이 붙을 것으로 보고 있다.

기아는 유럽과 중동시장을 주요 공략처로 삼고 있다. 지난해 2월 아랍에미리트연합(UAE)에서 열린 IDEX에 참가했으며, 곧이어 지난해 9월에는 폴란드 국제방산전시회(MSPO)에 처음으로 출전해 각종 특수차량들을 대거 공개했다. 이들 전시를 통해 크고 작은 계약을 따낸 것으로 전해졌다. 기아 관계자는 "군용 모빌리티의 미래 비전을 제시하는 등 방산 선도기업 위상 제고해 나간다는 전략"이라고 말했다.

■중동서 육해공 K방산 탄력

HD현대중공업도 WDS 참가를 계기로, 사우디아라비아에서 함정사업 수주를 추진한다.

HD현대중은 이번 전시에서 최신예 호위함 '충남함'을 비롯해 훈련함·잠수함 등 첨단 함정 기술을 대거 공개한다. 충남함은 국내 기술로 개발한 최첨단 복합센서마스트(ISM)와 4면 고정형 다기능 위상배열레이더(MFR)를 탑재한 한국 해군의 최신 전투함이다.

한화시스템도 중동시장 수출 판로 확대에 나섰다.
한화시스템은 WDS에서 대공방어용 다기능레이더(MFR) 시리즈와 안티드론 시스템, 위성을 통한 초연결 네트워크 솔루션, AESA 레이더 및 항전장비, 해양무인체계 등 첨단 방산 기술 역량을 선보인다.

한국항공우주산업(KAI)도 이번 전시회에서 KF-21, FA-50, LAH, 수리온 등 주력기종과 다목적 수송기(MC-X), 미래비행체(AAV)와 같은 미래 사업 포트폴리오, 차세대중형 및 초소형 합성개구레이더(SAR) 위성 등을 대거 선보일 예정이다.


방산업계 한 관계자는 "이번 방산 전시회를 통해 중동 및 아프리카 정부 관계자, 육해공군 수뇌부들과 다양한 협력방안을 논의할 것"이라며 "이를 기반으로 제2의 중동붐이 이어지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ehcho@fnnews.com 조은효 권준호 기자

Hot 포토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