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전쟁 2년 만에 대대적인 정부 물갈이 준비

      2024.02.06 14:06   수정 : 2024.02.06 14:06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6일(현지시간) 기준으로 전쟁 발발 713일째를 맞는 우크라이나의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이 총사령관 교체와 더불어 본격적인 정부 물갈이에 나설 예정이다.

미국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우크라의 율리아 라푸티나 보훈부 장관은 5일 의회에 사직서를 제출했다. 그는 사직 이유에 대해 아무런 언급을 하지 않았다.



젤렌스키는 전날 이탈리아 공영 RAI방송에 공개된 인터뷰를 통해 정부 쇄신을 예고했다. 그는 우크라군의 발레리 잘루즈니 총사령관 교체설과 관련한 질문을 받자 "이는 우크라를 이끌어가야 할 사람들에 대한 질문"이라며 "재설정, 새로운 시작이 확실히 필요하다"고 답했다.
젤렌스키는 "나는 비단 군대와 같은 단일한 분야뿐 아니라 다수의 국가 지도자의 교체에 관해 이야기하고 있는 것"이라며 "나는 이런 교체를 숙고하고 있다. 이는 나라 전체 리더십에 대한 문제"라고 강조했다. 그는 동시에 "단지 단순한 한 사람에 대한 것이 아닌, 우크라 리더십의 방향을 진지하게 고민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NYT는 옥산나 마카로바 미국 주재 우크라이나 대사를 언급하며 그가 미 정부에 좋은 인상을 남겼다고 지적했다. 이어 미국의 우크라 지원이 주춤한 가운데 마카로바가 우크라에 돌아가 고위직을 맡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 앞서 미 정부는 우크라 정부에게 그동안 지원한 자금 및 군수품과 관련해 부패 문제가 생기지 않게 감독을 강화하라고 요구했다. 우크라 보안국은 지난달 27일 성명에서 15억흐리우냐(약 535억원) 규모의 군납 비리를 적발했다고 밝혔다. 다음날 젤렌스키는 자신의 2년치 소득을 공개하며 다른 공무원들에게도 소득 공개를 촉구했다.

지난 2019년에 취임한 젤렌스키는 재임 초기 장관들을 자주 바꿨지만 2022년 러시아의 침공 이후에는 장관 인사를 거의 하지 않았다. 그는 지난해 9월 군복·식량 조달 과정에서 발생한 부패 문제를 막지 못했다는 책임을 물어 올렉시 레즈니코우 국방장관을 전격 경질했다. 지난달 우크라에서는 개전 이후 우크라군을 이끌었던 잘루즈니가 곧 자리에서 물러난다는 의혹이 제기되었다. 잘루즈니는 작전 방향과 대전략 부분에서 젤렌스키와 이견이 많았다고 알려졌다. 보단이라는 이름만 공개된 우크라군 소령은 NYT를 통해 “병사들은 잘루즈니를 지도자로 보고 있으며 다른 사람은 안중에도 없다”고 말했다.

NYT는 우크라가 전쟁 2년만에 군사와 정치 양쪽으로 교착상태에 빠졌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12월 조사 결과 우크라 시민들의 젤렌스키 지지율은 62%로 러시아 침공 초기 84%에 비해 크게 내려갔다. 우크라와 러시아의 전선 변화는 지난해 여름 우크라의 반격 작전에도 불구하고 거의 변화가 없다.
독일 시장조사기관인 키엘세계경제연구소에 따르면 미국이 우크라에 제공한 지원 규모는 지난해 8~10월 기준으로 2022년 같은 기간에 비해 90% 감소했다.

우크라 군사연구기관인 육군전환군축연구센터의 미하일로 사무스 부국장은 우크라가 불리한 휴전 협상을 피하기 위해 지금같이 고착된 전선에서 탈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올해가 우크라에게 전쟁의 양상을 바꿀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고 지적했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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