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격장애 환자 ‘불안·자해행동' 보인다면 '자조치료' 효과적"
2024.02.06 13:55
수정 : 2024.02.06 13:55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성격장애 환자들은 정서적 문제와 대인관계의 갈등이 특징으로 나타난다. 현재까지는 성격장애 치료를 위해서는 장기간에 걸친 심리적 치료가 일차적으로 권장된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고강도의 장기 심리치료의 제공과 유지의 한계로 인해 대다수 성격장애 환자는 치료받지 않고 있다.
일산백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김율리 교수와 인제대 섭식장애 정신건강연구소는 성격장애 환자들을 위한 자조적 심리개입을 개발했다고 6일 밝혔다.
연구진은 성격장애의 핵심병리에 개입하고자, 대인관계 갈등 조절과 힘든 감정의 해결, 회복 기술의 공유, 정신화 기법, 긍정사고 등의 내용을 성격병리로부터 적응적으로 회복한 경험자의 독백 형식으로 전달했다.
이를 일련의 동영상 클립으로 제작해 환자들이 일상생활의 힘든 상황에서 실시간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연구진은 성격장애 환자를 대상으로 무작위 대조군 시험을 시행했다. 실험군은 기존 진료에 자조치료를 부가했으며, 대조군은 기존 진료만을 지속했다.
실험군은 진료실 밖에서도 실시간으로 필요할 때 이 영상들을 시청했다. 연구진은 주 1회 환자와 전화를 통해 회복동기를 강화하고 사용을 독려했다. 개입은 4주간 지속했으며, 8주간 추적 관찰했다.
연구 결과 자조치료를 병행한 실험군에서 대조군에 비해 8주 후 불안과 자해 행동이 감소했으며, 치료 종료 후 탈중심화(객관화) 능력이 상승했다.
김율리 교수는 “성격장애 치료는 완치의 개념보다는 사회적 직업적 적응을 돕는 ‘회복’ 개념의 접근이 현실적"이라며 "모든 성격장애 환자에게 최선의 치료를 제공하기가 어렵다면 접근이 용이한 저강도 치료를 보급하고 저강도 치료에 효과가 없는 환자들을 대상으로 고강도의 장기치료로 연계하는 단계적 접근법이 효율적"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보드캐스트를 활용한 회복 지향적 자조개입은 장기간의 고강도 심리치료를 받기 어려운 많은 사람에게 일차적으로 제공할 수 있는 치료 방법으로 활용될 수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camila@fnnews.com 강규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