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가 그린 이순신 장군 형상 1년만에 무슨 일이?

      2024.02.07 07:00   수정 : 2024.02.07 09:06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대한민국의 영웅' 이순신 장군의 실제 얼굴은 어떤 모습일까?
아쉽지만 현재까지 정확하게 이순신 장군 얼굴을 묘사한 그림이나 초상화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7일 '이순신 전문가'인 박종평 씨에 따르면, 최근 GPT-4로 구동되는 AI 검색 엔진인 마이크로소프트 '빙'(Bing)에게 이순신 장군의 모습을 그려달라고 했다. 왜군에 맞서 넘치는 카리스마 리더십으로 병사들을 진두지휘하던 모습이었다.

<오른쪽 그림>
한 마디로 늠름했다. 박 씨에 의하면, 이순신 장군 생전에 초상화를 그렸다는 기록은 없으며 일반 대중에게 널리 알려진 1953년 현충사에 봉안된 영정은 장우성 화백 작품이다.
박씨는 '조선시대 이순신 용모 및 초상화 관련 기록 검토'(2018)라는 자신의 논문에서 "오랫동안 이순신 초상화는 관심을 받지 못했다. 이순신이 생전에 초상화를 그렸다는 기록이 없고, 또 생전의 초상화도 현존하지 않는다"며 "게다가 1598년 11월 19일 전사했기 때문에 사후에 초상화가 그려졌다고 보지도 않았다. 또한 1604년 선무공신 책훈 이후에도 이순신이 이미 사망했기에 초상화가 그려지지 않았을 것이라고 보고 있었다"고 소개했다.

그에 따르면, 교과서 등에 실린 영정 사진들 중 작가를 알 수 없는 경우가 많다. 다만 1600년대 초상화가 그려졌다는 내용은 몇몇 기록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순신의 절친이자 조선 중기 문신 류성룡(1542~1607)의 '징비록'에는 얼굴이 단아하고 선비 같았다고 기록돼 있다. 조선중기 학자 고상안 선생(1553~1623)은 임진왜란 당시 한산도에서 약 20일가량 이순신 장군과 함께 생활했는데, 그의 기록물인 '태촌집'에는 이 장군 관상에 대해 '입술이 뒤집혀 복있는 장수가 아니라고 생각했다"고 썼다. 고상안의 이순신 장군 용모에 대한 평을 좀더 들어보자. 박씨 논문을 보면, 고상안은 이순신과 같은 시대 인물이고, 이순신을 직접 만났다. 관상의 관점에서 한산도에서 만났던 이순신에 대한 인물 품평을 보면, '통제사 이순신은 같은 해 과거에 합격했다. 며칠을 함께 지냈다"고 시작했다. 이어 '그(이순신)의 말솜씨와 말하는 방법은 지혜로웠다. 참으로 난리를 평정할 만한 재능이 있었다"고 칭찬했다. 하지만 "그러나 살집이 없고, 덕스럽게 보이지는 않았다. 관상은 또한 입술이 뒤집어져 있었다. 나는 마음으로 '복이 있는 장수가 되지는 않을 것이구나'라고 생각했다'고 했다. 이순신의 입술 모양에 대한 기록은 다른 어느 기록에도 나오지 않은 유일한 기록이라고 박씨는 논문에서 밝혔다.

1930년대 이후 그려진 초상화는 '단아한 선비의 느낌'과 '늠름한 장군의 기개가 있는 느낌' 등 다양한 버전으로 그려졌다. 1년전 다른 AI에게 그려달라고 했을 때보단 훨씬 정교하고 그림 실력이 진화됐다는 게 박 씨의 설명이다.
지난해 4월 박 씨가 인공지능(AI) 스타트업 업스테이지가 개발한 챗AI 아숙업(AskUp)에게 이순신 장군이 거북선 위에서 지휘하는 모습을 그려달라고 했을 때에는 마치 해군사관학교 생도같은 멋있는 청년 형상을 했다. <왼쪽 그림>
한편, 현재까지 이순신의 초상화 진위 여부를 놓고 논란이 계속돼 오고 있다.


박 씨는 논문에서 "조선시대에 그려진 이순신의 초상화가 현재는 전해지고 있지 않으나 이순신 초상화가 그려져 각종 사당에 걸려 있었다는 것은 우리 역사가, 우리 민족이 이순신을 기억하는 방식의 하나"라며 "그 초상화들이 실제 이순신을 그렸든, 상상으로 그렸든 이순신이 임진왜란 때 나라를 구한 영웅이었으며, 국가의 위기 때 계속 소환되는 존재임을 확인시켜 준다고 하겠다"고 밝혔다.


stand@fnnews.com 서지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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