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견 깨는" 창작산실 '올해의 신작' 연극·무용·음악 공연
2024.02.06 16:23
수정 : 2024.02.06 18:27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우수 신작 발굴을 위한 지원사업 ‘2023 공연예술창작산실 올해의신작’ 선정작들이 차례로 무대에 오른다.
6일 한국문화예술위원회(위원장 정병국) 에 따르면 2월 중순부터 연극 '데디 대디 런(TEDDY DADDY RUN)', 무용 '더 라인 오브 업세션(The Line of Obsession)', 연극 '화전', 연극 '이상한 나라의, 사라', 음악 '인 앤 어라운드 C(In & Around C)' 등 총 다섯 작품이 개막한다. 이번에 공개되는 작품들은 편견에서 벗어나 다양한 구성원들이 이해와 조화로 나아가는 따뜻한 여정을 보여준다는 특징이 있다.
2월 16일부터 25일까지 아르코예술극장 소극장에서 처음 선보이는 연극 ‘테디 대디 런'은 열여섯 살의 한국 아이 윤서와 열다섯 살의 코피노 아이 니나가 사라진 아빠를 찾아 필리핀 마닐라 곳곳을 누비며 펼쳐지는 로드트립, 액션 연극이다. 작품은 사회적인 문제인 ‘코피노’(한국 남성과 필리핀 현지 여성 사이에서 태어난 2세를 이르는 말)를 소재 삼아 무책임한 어른들 아래 빛나는 아이들의 단단하고 값진 유대를 에너지 있게 풀어낸다.
오는 2월 17~18일 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에서 공연하는 정형일 발레 크리에이티브의 무용 '더 라인 오브 업세션'은 본질의 선을 강박적으로 탐구했던 몬드리안의 이미지에 영감을 받아 창작됐다. 작품은 고전발레의 대표적인 캐릭터인 백조와 요정을 파괴하고, 몬드리안의 선과 공간으로 표현되는 움직임과 영상을 통해 진정한 발레의 본질을 고찰한다. 예술감독 정형일은 “가장 발레다운 컨템포러리 발레가 무엇이고, 어떤 모습으로 진화해야 하는지 묻고 답하는 공연이 되었으면 한다”고 밝혔다.
창작공동체 아르케의 연극 '화전'은 ‘정선아라리’의 탄생에 얽힌 역사적 기록을 바탕으로 창작됐다. 조선 초, 화전민들이 삶의 터전으로 삼았던 강원도 정선 서운산 골짜기를 배경으로 신분이 다른 두 집단(토착 화전민과 숨어들어온 고려의 유신들)이 공존하며 겪는 갈등과 화해, 역사적 시련을 구슬프고 흥겨운 가락으로 펼쳐낸다. 주목할 점은 시대적 배경을 사실적으로 무대에 구현하기보다는 다양한 악기 구성과 독특한 무대 구성으로 재해석하여 6백여 년 전 이야기지만 동시대 우리 공동체의 부조리한 현상들을 녹여내는 시도를 선보인다. 오는 2월 17일부터 25일까지 대학로예술극장 대극장에서 만나볼 수 있다.
2월 23일부터 3월 3일까지 대학로예술극장 소극장에서 만나볼 수 있는 창작집단 상상두목의 연극 '이상한 나라의, 사라'는 한국 사회에서 혐오의 대상이 되고 있는 조현병을 소재로 하여, 사회적 낙인을 극복해가는 한 소녀의 성장 과정을 담은 작품이다. 정신질환자 당사자보다는 당사자를 바라보는 시민과 사회의 태도에 주목한다. 원인진 작가는 “관객들이 정신질환 뿐만 아니라 차별받는 모든 것에 관심 갖는 순간이 늘어나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음악 '인 앤 어라운드 C'는 다양한 소리와 장르를 포용하는 테리 라일리의 대표작 '인 C(In C)'와 이로부터 출발해 무지카 엑스 마키나가 창작한 사운드 퍼포먼스 '어라운드 C(Around C)', 이 두 작업으로부터 출발한 프로젝트다. ‘다양한 소리의 아름다움 찾기’라는 여정의 일환으로 열 명의 음악가 이야기와 그들이 만들어낸 소리·음악을 엮어 선보인다. 오는 2월 24일과 25일, 양일간 플랫폼엘 플랫폼 라이브에서 공연한다.
올해로 15년을 맞이한 ‘공연예술창작산실’은 우수 창작 작품을 발굴하는 예술위원회의 대표 지원사업이다. 지난 2023년 5월, 6개 장르(연극, 창작뮤지컬, 무용, 음악, 창작오페라, 전통예술)의 최종 실연심의를 통해 작품을 선정하였고, 27개의 선정작들은 2024년 1월부터 3월까지 아르코예술극장과 대학로예술극장 등에서 관객과 만난다.
jashin@fnnews.com 신진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