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산휴가·육아휴직 제도 세계 5위라는데"..실효성은 바닥

      2024.02.07 14:57   수정 : 2024.02.07 14:57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국내 기업의 출산휴가와 육아휴직 보장 수준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8개국 중 5위로 상위권에 진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제도 확대에도 불구하고 여성 경력단절과 저출산 문제 해결은 지지부진한 모습을 이어가고 있다. 이에 따라 출산휴가와 육아휴직 제도를 추가적으로 확대하는 대신 기업 인센티브 강화 등 제도의 실효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정책을 수정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한국경영자총협회가 7일 공개한 '출산휴가·육아휴직 제도 국제비교'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은 OECD 38개국 가운데 5번째로 보장 수준이 높았다.

보고서는 여성과 남성의 출산휴가 및 육아휴직 보장기간, 급여지급률(휴직 급여가 평균 소득을 대체하는 비율)을 기반으로 평균소득을 100%를 보장하는 기간(완전유급기간)을 산출했다.


여성의 경우 출산 전후 휴가 및 육아휴직의 보장기간은 64.9주, 급여지급률은 52.4%로 완전유급기간이 34주였다. 남성의 경우 출산 휴가와 육아휴직의 보장기간이 54주, 급여지급률은 46.7%로 완전유급기간이 25.2주로 나타났다. 우리나라 여성과 남성의 완전유급기간은 OECD 38개국 중 각각 16위, 2위를 차지했다.

여성·남성 출산휴가 및 육아휴직 제도의 완전유급기간을 합산해 국가별 순위를 보면 우리나라는 59.2주로 OECD 38개국 중 5위이며, 일본을 제외한 주요 5개국(G5) 및 스웨덴보다 높은 수준으로 나타났다.

경총은 우리나라의 빠르고 지속적인 모성보호제도 확대에도 불구하고, 경력단절 방지와 저출산 극복이라는 정책 목표 달성은 미흡했다고 평가했다. 우리나라 남성과 여성의 35∼59세 고용률 격차는 26%포인트에 달하며, 2022년 합계출산율은 0.78명으로 출산 지표는 지속적으로 악화하는 상황이다.
경총은 경력단절 최소화와 저출산 해소를 위해 현 제도의 실효성 제고와 함께 기업 인센티브를 강화해야 하고 기업은 가족친화경영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임영태 경총 고용·사회정책본부장은 "우리나라는 OECD 국가 중 심각한 여성 경력단절과 저출산 문제를 동시에 겪고 있는 거의 유일한 나라"라며 "우리 모성보호제도는 짧은 기간 급격히 확대돼 보장 수준이 OECD 상위권에 다다랐으나 육아기 여성 고용과 출산율 제고에는 뚜렷한 정책효과를 보이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우리 모성보호제도의 틀이 충분히 갖춰진 만큼 추가적 제도 확대보다 현 제도를 잘 활용할 수 있도록 사회적 여건 조성에 힘쓰는 것이 우선"이라면서 "여성의 경제활동 참여와 출산율 제고가 모두 중요한 과제이므로 노동시장과 단절되는 육아휴직보다는 일과 출산·육아를 병행할 수 있는 유연근무 등의 제도를 적극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cjk@fnnews.com 최종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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