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연수도 쓰던 '수면 테이프'..자칫 죽을수도 있다?
2024.02.08 05:50
수정 : 2024.02.08 05:50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최근 국내 예능 프로그램에서 잠을 자기 전 입에 붙이는 ‘구강 테이프’의 효능이 방영되면서 관심이 쏠리고 있는 가운데, 자칫 생명을 위협할 수도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최근 영국 매체 데일리메일은 수면 중 구강 테이프를 사용하면 코로 숨을 쉬는데 수월하지만, 생명을 위협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구강 테이프는 입을 열고 자는 습관을 고치기 위한 제품이다.
미국 경제 전문지 포브스에 따르면 구강 테이프는 치과의사, 수면 전문의를 비롯한 전문가들이 권장하는 아이템이다. 입으로 호흡하면 목이 건조해 통증을 유발할 수 있고 호흡기관이 망가질 수 있는데 턱을 테이프로 고정시켜 입을 다물게 해 구강호흡 대신 코호흡을 유도한다. 수면 중 코호흡은 코가 공기를 정화하고 습도를 조절하는 역할을 한다.
'수면 무호흡증' 있다면 사용 전 전문의 진단 받아야
그러나 영국 코골이 및 수면 무호흡증 협회(British Snoring and Sleep Apnoea Association)는 “코로 숨 쉬는 것이 좋지만, 입에 테이프를 붙이는 것은 자극과 불안 및 코를 통한 호흡곤란을 일으켜 수면을 방해할 수 있다”고 밝혔다.
특히 상황 대체 능력이 떨어지는 어린아이의 경우 입에 테이프를 붙이고 자다가 구토물을 내뱉지 못해 질식, 사망 위험이 있다.
또 수면 장애의 일종인 ‘폐쇄성 수면 무호흡증 환자’ 역시 구강 테이핑이 매우 위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미 서던캘리포니아대학교(USC) 켁 의과대학 라지 다스굽타 임상의학과 교수는 “구강 테이프는 폐쇄성 수면 무호흡증이 있는 경우 매우 위험할 수 있다”라며 “구강 테이프를 붙이기 전에 전문의의 진단을 먼저 받아야 한다”고 경고했다.
폐쇄성 수면 무호흡증은 가장 흔한 수면장애 중 하나다. 잠을 자다가 갑자기 숨이 멈추는 증상이다. 자다가 숨이 막히면 입이라도 벌려 재빨리 숨을 쉬어야 하는데 구강 테이프를 사용하면 이것이 어렵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전 세계에서 30~69세 성인 중 10억명 이상이 폐쇄성 수면 무호흡증을 가지고 있고 수백만명은 진단을 받지 않은 채 살아가고 있다고 전했다.
국내 예능프로그램에서도 구강 테이프는 여러 차례 소개됐다. 연예인들이 수면의 질 개선 등 구강 테이프의 효과를 봤다고 주장하는 내용이다. 한 방송에서는 구강 테이프가 목 건조함을 막기 위한 가수들의 필수 아이템으로 소개되기도 했다. 모 부부 예능 프로그램에서 배우 오연수 역시 수면할 때 안대와 구강 테이프를 사용하는 장면이 나왔다.
다스굽타 교수는 “구강 테이핑을 시도하기로 결정했다면, 연쇄 살인범의 인질처럼 수평으로 테이핑하지 말고, 수직으로 약간만 붙이면 된다”고 조언했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