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중견건설사도 자금난… 광주서 연쇄 보증사고 터졌다

      2024.02.07 18:53   수정 : 2024.02.07 18:53기사원문
영세건설사 위주의 보증사고 리스크가 부동산시장 침체,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부실 여파 등으로 시공능력평가 100위권 건설사로 전이되고 있다.

광주·전남 중견 건설사 H사가 시공을 맡은 아파트 현장 2곳에서 잇따라 보증사고가 발생했다. 이 회사가 전국서 분양보증을 받아 진행중인 현장 중 공사가 중단된 곳도 적지 않아 연쇄 보증사고 우려가 커지고 있다.

H사는 시평 100위권 업체로 현재 은행에 중도금 이자를 내지 못할 만큼 경영상황이 악화됐다. 시평 100위 이내 건설사의 보증사고는 지난해 대우산업개발(75위) 이어 두 번째다.


7일 업계와 주택도시보증공사(HUG) 등에 따르면 H사가 광주 동구 궁동에서 짓는 '궁동 한국아델리움(임대아파트)'에서 지난 5일자로 보증사고가 발생했다. 213가구 규모로 올 9월말 입주예정이지만 현재 공정률은 37.43%에 불과하다.

지난 1월 23일에는 H사가 광주 신안동에서 선보인 임대 아파트인 '한국아델리움(광주역)'에서 보증사고가 발생했다. 204가구 규모로 올 4월말 입주 예정이지만 현재 공정률은 61.57%로 정상 공사가 어렵다고 판단돼 사고처리됐다. HUG에 따르면 사고금액은 궁동 341억원, 광주역 383억원 등 총 724억원이다.

모두 중도금 무이자로 공급했지만 시공사인 H사가 은행에 중도금 이자를 납부하지 않아 수분양자들이 중도금 이자부담을 떠안게 되면서 보증사고로 이어졌다.

보증사고는 잇따를 전망이다. HUG에 따르면 이 회사가 시공 중인 주택보증 아파트 현장은 전국서 15곳이다. 대부분 광주와 전남 지역에 몰려 있는데 일부 현장을 제외하고는 정상 사업이 녹록지 않다. 광주시에 따르면 관내에서 보증사고가 발생한 사업장 외에도 2~3곳이 사실상 공사가 중단된 상태로 알려졌다. 일부 계약자들은 HUG에 나머지 현장도 조속히 보증사고로 인정해 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한 계약자는 "건설사가 중도금 이자를 내지 못하면서 다음 달에 내가 이자를 부담해야 한다"며 "보증사고 처리가 늦어지면 계약자들 피해만 더 커진다"라고 호소했다.

시 관계자는 "주택보증 가입대상이 아닌 사업장을 포함할 경우 H사의 신축공사 현장은 22곳"이라며 "현재 계약자들의 피해를 최소화 하기 위해 HUG 등과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시장 침체와 PF 사태 여파로 건설사들의 경영 환경은 갈수록 악화되고 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자발적으로 폐업신고를 한 종합·전문건설사는 지난해 12월 403개사에서 올 1월에는 417개사로 늘어났다.
이미 지난해 주택보증 사고는 분양 12건·임대 3건 등 총 15건으로 사고금액은 9446억원에 이른다. 2012년 이후 최대 규모다.


김정주 건설산업연구원 실장은 "올해는 사업계획을 못 잡을 정도로 건설업 환경이 더 악화되고 있다"며 "보증사고, 부도, 폐업 등이 역대 최고치로 치솟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ljb@fnnews.com 이종배 성석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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