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절에 심해지는 '갱년기' 증상, 한약추출물 도움된다
2024.02.10 09:00
수정 : 2024.02.10 09:00기사원문
최근 배우 신애라씨가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출연해 갱년기를 겪고 있다고 고백했다. 그는 "요즘 갱년기가 찾아와서 수면 장애가 있다”며 “잠이 안 올 때도 너무 많고 자다가 깨면 다시 잠에 드는 것이 어려워 고생할 때가 있다"고 전했다.
50대 중반의 그가 갱년기를 보내고 있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갱년기는 50대 전후 난소 기능이 저하되고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겐의 분비가 적어지는 시기를 말한다. 이에 따라 갱년기 증상은 매우 다양하게 나타난다. 대표적인 증상으로는 안면홍조, 열감, 식은 땀, 가슴 두근거림 등이 있으며 수면장애, 우울감 등의 심리적 증상이 동반된다. 이처럼 급격한 신체적·심리적 변화를 겪기 때문에 갱년기는 ‘제2의 사춘기’로 불리기도 한다.
하지만 “갱년기라서 그렇다”며 증상을 대수롭지 않게 방치하다가는 중년 이후 건강 관리에 악영향을 줄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특히 에스트로겐 분비의 감소는 혈중 콜레스테롤 증가와 골밀도 감소에 영향을 끼칠 수 있다. 이는 중년 여성의 심혈관계 질환, 골다공증 등 만성질환의 발생 위험을 높이는 원인이 된다.
심리적 증상 역시 마찬가지다. 특히 명절 기간에는 불편한 친척과의 만남, 늘어난 집안일 등으로 스트레스가 증가해 갱년기 여성의 우울감과 소외감을 오히려 키울 수 있다. 대학 입학이나 취직, 결혼 등으로 자녀가 독립한 이후 상실감과 외로움이 커지는 ‘빈 둥지 증후군’ 역시 갱년기 여성이 신경 써야 할 문제 중 하나다.
이처럼 갱년기 증상은 개인마다 차이가 크고 기간 또한 길게는 5~10년까지 지속될 수 있어 조기에 전문적인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 한방에서는 한약 처방, 약침 등을 활용해 갱년기 증상을 효과적으로 치료한다. 먼저 환자의 증상과 체질에 맞는 갱년기 치료 한약을 처방해 부족한 체내의 진액을 보충하고 신체 전반의 면역력을 강화한다. 이어 산삼 약침, 황련해독 약침 등 순수 한약재 성분을 인체에 무해하게 정제한 약침 치료를 통해 신경을 안정시키고 피로 회복을 돕는다.
특히 갱년기 증상 치료에 있어 한약의 유효성은 과학적으로 입증되기도 했다. 자생한방병원 척추관절연구소가 SCI(E)급 국제학술지 ‘영양소(Nutrients)’에 게재한 연구논문에 따르면 한약재인 황정(층층갈고리둥글레)과 연자육(연꽃 씨앗) 복합 추출물은 갱년기 증상에 탁월한 치료 효과와 안전성을 보였다.
연구팀은 갱년기 상태를 유도한 쥐들을 황정·연자육 복합 투여군과 합성에스트로겐 투여군으로 나눠 갱년기 치료 효과를 비교 분석했다. 그 결과 황정·연자육 복합 투여군에서 중성지방 수치와 골손실률이 현저하게 낮아졌다. 또한 행복 호르몬인 세로토닌의 혈중 농도도 더욱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황정과 연자육 추출물이 자궁내막 증식과 같은 부작용을 유발하는 ‘에스트로겐 수용체 알파(ERα)’를 억제하고 여성 호르몬 기능을 돕는 ‘에스트로겐 수용체 베타(ERβ)’ 발현을 안정적으로 촉진한다는 것도 확인됐다.
갱년기를 이겨내기 위해서는 치료와 더불어 자신의 생활 환경을 바꾸려는 노력이 중요하다. 안면홍조, 열감, 식은 땀 증상은 온도 변화에 영향을 많이 받는다. 특히 수면장애를 겪고 있다면 실내 온도는 18~22℃, 습도는 50~60% 정도로 적정하게 유지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잠옷은 땀을 잘 흡수하고 열을 배출하는 소재로 입는 것이 좋다.
또한 수영, 요가 등으로 규칙적인 운동을 이어가고 식습관 관리를 통해 카페인과 알코올 섭취를 피한다면 건강과 활력을 챙기면서도 불안감과 우울감을 줄일 수 있다.
갱년기를 겪는 이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관심과 배려다. 갱년기는 누구에게나 찾아올 수 있으며 여성 혼자서 감당하는 것이 아닌 가족이 함께 해결해야 하는 일이다. 혹시나 내 어머니 혹은 아내가 갱년기를 겪고 있다면 먼저 따뜻한 손을 내밀어 보자. 백약보다 효과적인 용기와 위안이 될 것이다.
/ 부산자생한방병원 김하늘 병원장
vrdw88@fnnews.com 강중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