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우크라와 조만간 '합의' 도달"

      2024.02.09 09:06   수정 : 2024.02.09 09:06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와 조만간 '합의'에 도달할 것이라고 밝혔다.

협상을 통해 이번 전쟁을 끝내겠다는 것이다.

푸틴은 9일(이하 현지시간) 공개된 폭스뉴스 전 앵커 터커 칼슨과 인터뷰에서 협상을 통해 우크라이나 분쟁을 해결하길 원한다고 밝혔다.



그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 대한 무기 공급을 중단하라고 외교채널을 통해 미국에 요구했다면서 이는 평화협상을 위한 전제조건이라고 말했다.

푸틴은 아울러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결코 패배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왜곡된 역사강의


2시간 7분에 걸쳐 진행된 이번 인터뷰는 지난 6일 녹화돼 9일 공개됐다.

푸틴은 인터뷰를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간 수세기에 걸친 논란 많은 역사 이론 주장부터 시작했다.

푸틴은 "본래 우크라이나인이라는 말은 나라 변방에 사는 이들이나 국경 순찰 임무를 맡는 이들을 가리키는 것이었다"면서 "이 말은 특정 인종을 지칭하는 뜻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푸틴의 장광설이 지속되는 가운데 푸틴 추종자인 칼슨은 그의 말을 끊었다.

칼슨은 "이 지역에 관한 백과사전식 지식을 갖고 있다는 점은 분명하지만 왜 취임 첫 22년 동안 우크라이나는 진짜 나라가 아니라는 말을 하지 않았느냐"고 질문했다.

푸틴은 이 질문에 또 다르 장광설로 본질을 흐렸다. 그는 "소련은 방대한 영토를 물려받은 나라이지만...흑해 지역은 갖지 못했다"면서 "러시아와 터키간 전쟁으로 이 지역을 흡수했고, 이를 '새 러시아'라고 불렀다"고 지적했다.

우크라이나는 레닌이 세우고 스탈린이 영토 정한 나라


푸틴은 "이건 중요한 문제가 아니다"라며 "핵심은 소련을 건국한 레닌이 그렇게 우크라이나를 만들었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푸틴은 "우크라이나 소비에트 공화국은 수십년간 소련의 일원이었다"면서 "소련은 각국 언어와 문화 증진을 부추겼고, 이는 나쁜 원칙이 아니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것이 소련이 탄생한 배경"이라면서 "2차 대전 후 우크라이나는 전쟁 전 폴란드에 속했던 영토를 더했다. 이 영토는 당초 헝가리와 루마니아 땅이었다"고 설명했다.

푸틴은 현재 우크라이나에 속한 영토 일부는 따라서 루마니아와 헝가리 땅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결국 우크라이나는 "이런 점에서 자연발생적인 국가가 아닌 의도적으로 만들어진 나라"라면서 "스탈린의 의지로 형태가 짜여진 나라"라고 주장했다.

푸틴이 논란이 많은 이런 역사적 맥락을 강조한 것은 우크라이나와 지금 상태에서 전쟁을 멈추겠다는 속내를 내비친 것으로 보인다.

병합한 크름반도와 우크라이나 동부 지역을 러시아 영토로 영구화하고 전쟁을 끝내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푸틴에게 선전 마당 마련해줘


칼슨의 푸틴 인터뷰가 방송된 뒤 비판이 쏟아졌다.

영국 인디펜던트에 따르면 러시아 선전·선동 전문가인 이안 가너 박사는 소셜미디어 X에 올린 글에서 칼슨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가너는 칼슨이 이번 인터뷰에서 푸틴의 옆에 다소곳이 앉아 그의 말에 고개만 끄덕였다면서 푸틴이 자신의 우크라이나 침공 정당성을 주장할 수 있도록 자리를 마련해준 것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아울러 "우크라이나 정체성에 관한 푸틴의 주장은 발명에 가깝다"고 비판했다.
가너는 "이는 명백한 거짓이지만 칼슨은 그저 고개만 끄덕였다"고 말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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