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김정은 집권 이후 "2019년부터 '디지털 경제' 주목…AI 인력 양성"
2024.02.12 16:18
수정 : 2024.02.12 16:18기사원문
고려대 대학원 북한학과 백연주 씨는 이달 박사학위 논문 'ICT(정보통신기술)를 활용한 북한의 정보화 연구'에서 이같이 분석한 것으로 12일 전해졌다.
논문에 따르면 북한은 2019년부터 정보화의 최신 추세로 디지털 경제에 주목하기 시작했으며 디지털 경제 시대에 필요한 AI, 빅데이터 등을 강조하며 관련 분야 전문인력 양성과 간부 능력 제고를 모색하고 있다.
이어 논문은 "김정일 집권 시기에는 컴퓨터 중심의 생산 방식 전환이 강조됐다면, 김정은 집권 시기에는 정보통신 기술을 중심으로 한 정보화 사회로의 전환을 강조하고 있다는 점에서 시대적 차별성을 갖는다"며 "김정은 시대의 경제 강국 건설을 위한 정보화 전략은 김정일 시대에 비해 구체적이고 시스템적"이라고 평가했다.
논문 내용에서 2019년 5월 김정은은 '과학기술 중시, 수자(디지털·이하 숫자로 표기) 중시 확립'을 지시하면서 같은 해 6월 노동신문 논설은 "현시대는 숫자화(디지털화), 지능화(스마트화)가 급속도로 확대되는 숫자화의 시대"라고 강조했다.
논문은 북한 언론 매체와 전문 간행물 등의 다양한 문헌을 객관적·체계적·계량적으로 분석하는 기법인 '내용 분석'이 동원됐다.
2011년 말 김정일이 사망하고 2012년 공식 출범한 김정은 정권의 첫해에 발표된 신년 공동 사설은 우선 발전시켜야 할 핵심 기초 기술의 첫 번째 자리에 정보기술(IT)을 올렸다.
이어 논문은 북한을 대표하는 일간 신문인 노동신문에서 '정보화'라는 용어의 출현 빈도는 김정은 집권 직전 해인 2011년 110건에서 집권 이후인 2015년 215건으로 두 배 가까이 늘었다. 이후 2016년 254건, 2017년 259건, 2018년 263건에 이어 2019년 268건으로 역대 연간 최고치에 이르렀다.
노동신문이 AI 관련 내용이 처음으로 언급된 것은 2001년으로, 2018년까지 등장 빈도는 연평균 4회에 불과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하지만 북한은 디지털 경제 전문가 양성을 확대하기 위해 2019년 9월 제14차 전국교원대회 이후 북한의 유치원부터 대학에 이르기까지 모든 교육과정에서 AI 등의 기술 활용을 적극적으로 모색하고 있다.
논문은 북한의 ICT 산업이 비교 우위를 가질 수 있는 분야를 중심으로 발전하고 있다며 "남북 관계가 협력 환경으로 전환되는 경우 북한이 구축한 정보화 시스템을 최대한 활용하면서 남북 협력 성과를 극대화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wangjylee@fnnews.com 이종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