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분양 쌓이는 부산, 제2의 대구되나

      2024.02.12 18:03   수정 : 2024.02.12 18:03기사원문
#.전용 84㎡ 분양가격이 최고 20억원에 달한 부산 수영구 민락동 '테넌바움294Ⅱ'. 지난 2월초 진행된 청약접수에서 99가구 공급에 1·2순위에서 22명만 신청하는 데 그쳤다. 앞서 1월에 청약접수를 받은 사상구 괘법동 '보해 썬시티 리버파크'도 208가구 공급에 단 17명(1·2순위)이 신청했다.

부산 분양시장이 심상치 않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이후 청약접수를 진행한 부산 주요 단지에서 대규모 미달 사태가 잇따르면서 부동산시장에서 제2의 대구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대구는 전국에서 미분양 무덤으로 꼽히는 곳이다.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부산에서는 지난해 11월 이후 현재까지 10개 단지가 청약접수를 받았다. 이 중 8개 단지가 1·2순위에서 청약자를 다 채우지 못한 것으로 집계됐다.

단지별로 지난해 11월 접수를 받은 남구 우암동 '해링턴 마레'는 대규모 단지로 관심을 모았지만 1297가구 중 1, 2순위에서 865명 신청에 그쳤다. 33% 가량인 432가구가 주인을 찾지 못했다.같은 시기 해운대구 송정동에서 분양을 진행한 '더폴 디오션'도 전용 59~84㎡ 중소형 평형 176가구가 선보였지만 청약접수는 40명에 불과했다.

부산 강서구 에코델타시티에서 지난해 12월 1·2순위 접수를 받은 '디에트르 그랑루체 13블록'의 경우 1336가구 공급에 1292명이 신청하면서 일부 가구가 미분양으로 남았다. 부산진구 양정동 '아틀리에 933'도 지난해 12월 70가구 공급에 29명이 신청하는 데 그쳤다.

2월초 접수를 받은 '두산위브더제니스 센트럴 양정'도 상황은 마찬가지이다. 부산진구 양정동에 조성되는 이 아파트는 215가구 공급에 134명이 신청하면서 81가구가 청약자를 채우지 못했다.

청약홈에 따르면 분양된 10개 단지 중 '문현 푸르지오 트레시엘(남구 문현동)'과 '동래 롯데캐슬 시그니처(동래구 수안동)' 등 2곳만 순위 내에서 각각 1.6대1, 3.9대1의 경쟁률로 미달을 면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부산이 제2의 대구가 되지 않을까 업계가 잔뜩 긴장하고 있다"며 "일부 업체는 상반기 물량을 하반기로 미루는 것을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라고 말했다.

최근 청약 성적을 고려하면 미분양 물량은 더 늘어날 전망이다. 국토교통부 집계 기준으로 부산 미분양 물량은 2022년 12월 2640가구에서 2023년 11월 2534가구로 감소하다가 12월 2997가구로 소폭 늘어났다.
한편 부산은 올해 들어 지방 광역시 중에서 대구 다음으로 매매가 하락폭이 크다. 지난해 말에서 2월초까지 지방 광역시 아파트값 하락률을 보면 1위는 대구로 -0.60%의 변동률을 기록했다.
대구가 -0.45%로 그 뒤를 이었다.

ljb@fnnews.com 이종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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