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출될라"… 가상자산거래소, 이상거래 상시감시 체계 강화
2024.02.12 18:07
수정 : 2024.02.12 18:07기사원문
금융당국이 오는 7월 '가상자산 이용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가상자산이용자보호법)' 시행을 앞두고 감독체계 강화에 나선 가운데 주요 가상자산 거래소들도 시스템 완비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이상거래 감시시스템 구축 필수
12일 당국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이달 중 '가상자산 조사업무 규정'에 대한 규정 제정을 예고할 계획이다.
금융감독원도 '가상자산사업자 지원을 위한 규제이행 로드맵'에 따라 오는 4월까지 희망하는 사업자를 대상으로 현장 컨설팅을 진행한다. 이미 현장 컨설팅에 대한 수요조사를 마쳤고, 이달 19일부터 4월 말까지 원화마켓 기반 가상자산거래소 대상으로 이상거래 감시시스템 구축 현황 등에 대해 점검한다.
금감원 관계자는 "희망 사업자 현장방문을 통해 준비상황을 확인하고, 사업자별로 맞춤형 정책자문을 제공할 것"이라며 "법상 의무 등의 내규 반영 여부와 규제 이행을 위한 조직·인력·시스템 마련 여부 등을 확인하고, 사업자의 준비상태가 미흡한 경우 추가 이행계획 수립 등을 통해 목표를 달성할 수 있도록 집중 컨설팅할 것"이라고 전했다.
■머신러닝 등 AI 기술 활용해 탐지
특히 금감원은 5월부터 6월까지 '이상거래 적출 시뮬레이션' 등 시범적용을 통해 사업자별 준비상태를 점검, 보완할 방침이다. 자율규제를 통해서도 이상거래 상시감시 모범사례를 마련키로 했다.
이와 관련, 가상자산 거래소도 이상거래 상시감시 체계를 강화하고 있다.
특히 업비트의 실시간 이상금융거래탐지시스템(FDS)은 인공지능(AI)을 활용해 가상자산 관련 범죄를 차단하고 있다. FDS는 이용자의 거래내역 등 전자 금융거래 정보를 수집해 패턴을 학습한 뒤 이상 패턴과 유사한 거래를 잡아내고 차단하는 시스템이다.
앞서 업비트는 2020년 11월 원화 입금시 이에 상응하는 가상자산의 출금을 24시간 제한하는 '가상자산 출금 지연제'를 도입한 바 있다. 이듬해 4월에는 첫 가상자산 입금시 72시간 이후 원화 출금을 허용하는 '원화 출금 지연 제도'를 적용했다. 업비트 운영사 두나무는 머신러닝(기계학습) 등 AI 기술을 바탕으로 실시간 이상 거래까지 학습하는 FDS를 자체 개발했다. 업비트의 AI 기반 FDS는 모든 입·출금 시도를 실시간으로 검사, 특정조건이 아닌 패턴을 분석해 새로운 유형의 이상 거래를 탐지한다. 업비트 FDS는 24시간 모니터링 과정에서 발견된 의심계정에 선제적 조치를 취해 피해를 막고, 이를 은행과 수사기관에 공유하고 있다.
빗썸은 지난해 1월 FDS를 도입, 이상거래를 실시간 탐지하고 있다. 코인원은 이용자보호센터를 중심으로 FDS 시스템을 고도화하고 있다. 일례로 과거 접수된 신고내용을 토대로 금융사고 패턴을 자체 분석하고 모니터링 시스템에 적용했다.
코인원 이용자보호센터는 중복 IP의 '로그인 시도' 혹은 '비밀번호 찾기'에 대한 모니터링도 운영해 고객 개인정보 도용 방지 활동을 진행한다. 감지된 이상 시도에 대해 IP주소 접속을 차단하고 가상자산 출금제한 선조치를 취한다.
코빗은 한 발 더 나아가 의심거래보고(STR)를 강화하고 있다. 국경을 초월하는 가상자산 특성을 악용해 자금세탁 시도가 늘고 있는 만큼 가상자산거래소의 STR 역량이 중요하다는 설명이다. 즉 STR은 FDS처럼 이상거래를 유사 패턴으로 검출한 뒤 자금세탁행위만 골라서 보고한다. 코빗 관계자는 "가상자산 STR은 기존 금융기관 STR과 분명히 다른 영역이며 훨씬 복잡하다"며 "의심거래를 판단할 때는 신원확인(KYC), 트래블룰(송수신 정보 제공), 자금세탁방지(AML) 등 관련 지식이 있어야 기술적 분석 적용시 더욱 업무 완성도가 높아진다"고 강조했다.
elikim@fnnews.com 김미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