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필리핀과 공조 활기… 국외도피사범 관리 더 촘촘해진다

      2024.02.12 18:33   수정 : 2024.02.12 18:33기사원문
경찰이 국외도피사범의 국내 송환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국내 사범들의 주요 도피국인 중국, 필리핀 등과 공조를 강화해 매년 송환 인력이 늘었다. 경찰은 올해부터 국외 도피 사범에 핵심·중점·일반 등 3단계 등급으로 나눠 관리하며 국내 송환 성과를 더 높인다는 방침이다.

특히 해외에 거점을 둔 보이스피싱과 해외 도피 전세사기범, 마약사범 등 검거를 위해 수사력을 한층 강화할 방침이다.

■ 중국, 필리핀 등 공조 활기

12일 경찰청에 따르면 국외도피사범의 국내 송환은 지난해 470명을 기록했다.
지난 2021년(373명), 2022년(403명)에 이어 송환 인원이 매년 늘었다. 현재 전국 수사부서에서 수사 중인 피의자 중 해외로 도피한 인원은 모두 4225명이다. 국가별로는 중국이 1491명으로 가장 많았고, 필리핀 670명, 미국 548명 등 순이었다.

송환 국가를 살펴보면 중국과 필리핀의 송환 성과가 돋보인다. 지난해 중국에서 도피 중 국내에 강제송환된 국외도피사범은 154명으로 2022년 94명 대비 63% 늘어났다. 필리핀 또한 102명으로 2022년 96명 대비 6%가 증가했다.

송환범이 늘어난 배경으로 국제 공조가 강화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경찰청은 국외도피사범 가운데 죄질·도피기간 등을 분석하고 이를 바탕으로 국수본·경찰주재관 등과 합동회의를 통해 관리 대상자를 선정했다. 이후 선정된 피의자별로 수사관서·경찰주재관·해당국 경찰과 상시 연락망을 구축했다. 실시간 추적상황을 공유하는 한편 정기·수시 국내외 작전을 통해 피의자 검거를 위한 공조 역량을 집중했다.

지난해 12월 26일 경찰청은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학생들에게 마약이 주입된 음료를 나눠준 일명 '강남 학원가 마약음료' 사건의 주범 이모씨도 범행 8개월여 만에 중국에서 국내로 송환했다.

당시 한국 경찰이 중국 공안부의 수사 핫라인을 유지해 검거에 속도를 붙였다. 경찰은 사건 발생 직후 인터폴을 통해 적색수배를 내리고, 동시에 주중대사관 경찰주재관을 통해 중국 공안부와 정보를 공유했다. 수사당국의 노력 끝에 이씨는 사건 발생 52일 만인 5월 24일 중국 현지 공안에 의해 지린성 내 은신처에서 검거됐다. 한·중 경찰은 검거 이후 이씨의 신병 처리 방향에 대한 의견을 조율하기도 했다.

■"올해부터 3단계로 나눠 관리"

경찰은 올해부터 국외도피사범을 촘촘히 관리하고 있다. 경찰은 앞으로 송환요청이 필요한 국외도피 사범에 대해 3단계 등급(핵심·중점·일반)을 부여할 계획이다. 좌질과 피해 정도(피해자 수와 피해 금액), 사회적 관심도, 검거 및 송환 가능성 등 등급을 메기는 변수다. 경찰청 합동회의를 통해 '중점' 등급 대상자 가운데 최우선 검거·송환이 필요한 '핵심' 등급 대상자를 최종적으로 확정한다.


특히 보이스피싱·전세사기 등 악성 사기 사범과 마약 등 중독성 범죄 등 중요 사범을 핵심 등급 대상자로 선정할선정될 가능성이 높다. 최근 필리핀에서 검거된 건강보험공단 46억원 횡령범 등 세간의 주목을 받은 사건이 대표적이다.


경찰청 관계자는 "등급별 인원을 따로 제한하지 않고, 여러 요소를 종합적으로 판단해 검거와 송환이 시급한 인물들 위주로 핵심 등급 대상자들을 선정할 계획"이라며 "수천명에 이르는 국외도피사범들을 더 효율적으로 관리해 송환 속도와 가능성을 높이겠다"고 말했다.

beruf@fnnews.com 이진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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