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G 공시기준, 美·EU 혼용 가능케···이중 부담 없을 것”

      2024.02.14 10:00   수정 : 2024.02.14 10:21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금융위원회가 국내 기업들이 따라야 할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공시기준을 글로벌 스탠다드에 부합하게 만들겠다고 발표했다. 국내외 양쪽 조건을 맞추면서 발생할 이중 부담을 지우지 않기 위함이다. 제조업 비중이 비교적 높은 만큼 구조적 특수성 등도 고려될 전망이다.



김소영 금융위 부위원장은 14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국내 ESG 공시기준 현장 간담회’에서 “회계기준원 등 유관기관과 함께 국내 상장기업에 적용할 ‘지속가능성 공시기준’을 제정할 것”이라며 같이 강조했다.

이는 지금껏 다수 기업들이 GRI(Global Reporting Initiative), SASB(Sustainability Accounting Standards Board) 같은 글로벌 지속가능성 지침에 근거해 자율 공시를 해왔으나 정작 통일된 원칙은 없어 기업간 비교가 제약된다는 문제의식에 따른 조처다.


김 부위원장은 “공시제도 초기엔 제재 수준을 최소한으로 적용하고, 법적 부담이 적은 한국거래소 공시로 추진하는 방안을 검토할 것”이라며 “국제적 공감대가 형성된 기후 분야부터 다룰 계획”이라고 말했다.

다만, 해당 공시기준 도입 시기는 기존 2025년에서 1년 연기된 2026년으로 결정된 상태다. 미국 등 주요국 ESG 공시 의무화 지연된 점, 국제회계기준원(IFRS) 산하 국제지속가능성기준위원회(ISSB) 기준이 지난해 6월에서야 확정된 점 등이 감안된 결과다.

금융위는 이날 간담회에서 나온 내용을 토대로 한국회계기준원 내 지속가능성기준위원회(KSSB) 논의를 거쳐 공개초안을 오는 3~4월 중 발표한다.

공시기준은 글로벌 정합성을 갖춘 형태로 구성될 예정이다. 김 부위원장은 “투자자 의사결정에 유용한 정보를 제공하면서도 국내 기업이 국제 환경에서도 충분한 경쟁력을 확보하는 데 기여할 수 있어야 한다”며 “미국, 유럽 등에서의 기준과 상호운용 가능한 ISSB 등을 기반으로 마련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금융위는 국내 경제 및 기업 여건도 고려하겠단 방침이다. 김 부위원장은 “우리나라는 미국 등 선진국과 달리 제조업 비중이 높아 탄소감축 등이 쉽지 않은 구조적 특수성이 있기 때문”이라고 짚었다.

실제 세계은행(WB)에 따르면 지난 2021년 기준 전체 산업 중 미국 제조업 비율은 10.7%였던 반면, 그 이듬해 기준 한국 수치는 25.6%를 기록했다.

김 부위원장은 제도의 성공적 시장 안착을 위해선 공시 주체인 기업 목소리가 충분히 반영될 필요가 있다고 했다.
그는 “해외 ESG 규제 강화에 적응할 수 있도록 공시기준 번역, 공시 가이드라인 제공 등도 함께 추진하겠다”며 “기업 대상 컨설팅도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taeil0808@fnnews.com 김태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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