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초로 쇠고기쌀 만들었다...'영양 만점'
2024.02.15 01:00
수정 : 2024.02.15 01:00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국내 연구진이 쌀에 소의 줄기세포를 붙여 쇠고기 쌀을 만들었다.
지금까지 다양한 형태의 배양육이 개발됐지만 곡물을 지지체로 이용한 방법은 세계 최초다.
일반 쌀보다 단백질 8%, 지방 7% 더 높아
연세대 홍진기 화공생명공학과 교수팀은 쇠고기 쌀을 개발해 15일(한국시간) 학술지 '매터(Matter)'에 공개했다. 쇠고기 쌀 개발에 참여한 존스홉킨스 대학의 박소현 박사후연구원은 "쌀은 그 자체만으로도 영양분이 많지만 가축 세포를 추가하면 더 향상될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쇠고기 쌀은 일반 쌀보다 단백질이 8%, 지방이 7% 더 많았다. 이 쇠고기 쌀로 만든 밥은 근육과 지방 함량의 정도에 따라 쇠고기나 아몬드 냄새, 크림과 버터 냄새가 났다. 박소현 박사는 "단백질 100g이 함유된 쇠고기 쌀을 만들때 이산화탄소 6.27㎏이 배출되지만 축산으로 얻은 쇠고기는 49.89㎏의 이산화탄소를 배출하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홍진기 교수에 따르면 배양육을 만들때 가장 중요한 요인을 4가지로 꼽을 수 있다. 사용할 세포의 종류와 배양액의 종류, 세포를 키울때 사용하는 지지체 그리고 어떻게 식품으로 가공할지 등이다.
세포가 모여 조직을 이루기 위해서는 세포들을 감싸고 입체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지지체가 있어야 한다. 연구진은 소의 세포를 대량으로 배양하기 위한 지지체 후보군을 탐색하던 중 쌀을 주목했다. 홍 교수는 "살아있는 소의 세포를 채취해 따로 키우면 잘 자라지 않는데 쌀에서 정말 잘 자라는 것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kg당 쇠고기 2만원...쇠고기쌀 3000원
쌀은 세포가 구석구석 들어가 성장할 수 있는 매우 미세한 구멍이 있어 세포를 키우는데 이상적으로 조직화된 구조를 갖추고 있다. 또한 쌀에는 소 줄기세포가 성장하는데 필요한 영양분을 가지고 있어 매우 이상적인 지지체다.
연구진은 우선 세포가 쌀에 더 잘 달라붙도록 하기 위해 생선에서 추출한 젤라틴으로 코팅했다. 소 근육과 지방 줄기세포를 이 쌀에 파종한 후 실험실 접시에서 9~11일 동안 배양했다. 연구진은 "이렇게 만든 쇠고기 쌀은 식품 안전 요건을 충족하고 식품 알레르기 유발 위험이 낮은 성분으로 돼 있다"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이 쇠고기 쌀이 식용으로 적합한지를 확인하기 위해 직접 밥을 지어 영양가, 냄새, 질감 등 다양한 분석을 진행했다. 그결과, 쇠고기 쌀은 일반 쌀처럼 밥을 지었을때 찰지거나 끈적이고 부드럽지 않고, 더 단단하고 부서지기 쉬웠다. 또 근육 함량이 높은 쇠고기 쌀은 쇠고기나 아몬드와 같은 냄새가 났으며, 지방 함량이 높은 것은 크림, 버터 및 코코넛 오일 냄새가 났다.
박소현 박사는 "쇠고기가 ㎏당 2만원에 육박하고 있지만 쇠고기 쌀 배양이 상용화된다면 쇠고기 쌀은 ㎏당 약 3000원이 될 수 있다"면서 "이 쇠고기 쌀은 향후 기근을 위한 식량 구호, 군사 배급, 심지어 우주 식량의 역할을 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진은 쇠고기쌀이 식품 안전 위험성이 낮고 생산 공정도 상대적으로 쉽다는 점을 들어 상용화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이번 개발에 힘입어 쌀에서 성장하는 근육과 지방이 더 많아지도록 하기위한 추가 연구를 진행할 계획이다.
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