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청조 1심 징역 12년…"상상력 뛰어넘는 범행"

      2024.02.14 15:18   수정 : 2024.02.14 16:35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재벌 3세를 사칭하며 수십억원대 투자 사기를 벌인 혐의로 기소된 전청조씨(28)가 1심에서 징역 12년을 선고받았다.

서울동부지법 형사합의11부(김병철 부장판사)는 14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특경법)상 사기·공문서위조 등 혐의로 구속기소된 전씨에 대한 선고공판을 열고 징역 12년을 선고했다. 전청조는 선고 직후 오열하며 재판장에서 퇴장했다.



재판부는 "수많은 사기범행으로 징역형을 살고 나오자마자 반성은커녕 더 많은 돈을 편취하기 위해 특정 유명인에게 접근해 거대한 사기 범행을 기획했다"며 "수많은 사람의 삶을 망가뜨리고 피해액 대부분 변죄가 안됐다. 피해자로부터 용서받지 못했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중국 작가 위화의 소설 '형제'를 빗대며 이 사건의 기괴함을 비판하기도 했다. 재판부는 "중국 작가 위화의 황제라는 소설 속 인물 중 가슴을 넣었다 뺐다 하며 가슴이 커지는 가짜 크림을 파는 남자 주인공을 보고 의아스러웠다. 그런데 가슴은 물론 성별까지 왔다갔다하는 막장의 현실은 소설의 상상력을 훌쩍 뛰어넘었다"며 "이 사건이 인간의 탐욕을 경계하는 반면교사가 됐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소설 속 인물은 먹고 살아야 한다는 욕구 앞에 무릎을 꿇었지만 피고인은 일상이 사기였다는 재판 중 본인의 말처럼 범행을 돌아보고 스스로 어떻게 살아왔는지 반성하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전 펜싱 국가대표 남현희씨에 대해 전씨가 재판 중 언급한 부분에 대해서도 비판했다. 재판부는 "유명인에게 유리할 수 있는 말이 거론되자 전씨는 본인의 명백한 말에 대해서도 부인하며 뒤집으려 노력했다"며 "유명인을 사랑했고 진심으로 범행을 반성한다는 말이 진심인지 의심스럽고 공허하게 들린다"고 했다.

전씨의 공범으로 함께 구속기소된 경호팀장 이모씨에게는 징역 1년 6개월이 선고됐다.
재판부는 "이씨가 전씨의 사기 행각을 지난해 2월부터 알았다는 검찰 주장을 받아들이기 어렵다"면서도 "정황상 적어도 7월부터는 전씨가 사기로 피해자들로부터 돈을 받아내고 있고, 그 돈을 투자가 아닌 사치품 구매에 사용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았다고 인정된다. 다만 공동정범이 아닌 종범으로 판단한다"고 했다.


앞서 검찰은 전씨에게 징역 15년, 이씨에게 징역 7년을 구형했다.

unsaid@fnnews.com 강명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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