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금융당국, 물가 및 은행 위기 불안 일축 "당황하지 말라"
2024.02.15 13:26
수정 : 2024.02.15 13:26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최근 미국에서 예상보다 높은 물가상승률과 상업용 부동산 부진에 따른 금융위기론이 경제 전망에 대한 불안을 키우는 가운데 미 정부 관계자들이 잇따라 나서 시장을 달랬다. 이들은 물가가 정상으로 돌아가고 있으며 금융위기를 걱정할 만큼 상황이 나쁘지 않다고 강조했다.
미 경제매체 야후파이낸스에 따르면 미국의 재닛 옐런 재무장관은 14일(현지시간) 미 미시간주 디트로이트에서 현지 비영리조직인 디트로이트이코노믹클럽이 주최한 행사에 참석했다.
금융 시장에서는 물가상승 억제를 위해 고금리를 유지하는 미 연방준비제도(연준)가 예상보다 높은 CPI 상승률을 감안해 금리 인하를 늦춘다고 우려했다. 미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CPI 발표 당일 각각 1.3% 이상 급락했다.
옐런은 14일 연설에서 코로나19의 세계적 대유행(팬데믹) 이후 급등한 물가상승률이 연준의 물가상승률 목표(2%)에 가까워졌다고 강조했다. 그는 "갈수록 물가상승이 매우 낮은 수준으로 정상화되고 임금이 계속해서 인상됨에 따라 미국 가계는 이 시기가 지나간 후 더욱 안정감을 느끼게 되고, (상황이) 더욱 발전하는 것을 볼 수 있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같은날 연준 산하 시카고 연방은행의 오스턴 굴즈비 총재도 물가상승률이 연준 목표를 향해 가고 있다고 강조했다. 연준 내부에서 시장 개입을 선호하는 세력(비둘기파)으로 알려진 그는 14일 미국외교협회(CFR) 행사에서 “만약 물가상승률이 조금 올랐다고 해도 이는 2% 목표로 가는 길에서 벗어난 것이 아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약간의 오르내림이 있더라도 경로를 유지할 수 있으니 너무 당황할 필요 없다”고 강조했다.
같은날 연준의 마이클 바 금융감독 부문 부의장은 물가 문제와 더불어 미국 경제의 불안 요소로 꼽히는 상업용 부동산과 관련 은행들의 부실 우려에 대해 언급했다. 그는 워싱턴DC에서 열린 전미실물경제협회(NABE) 주최 콘퍼런스에 참석해 미국의 은행 체계가 "건전하고 탄력적인 상태를 유지하고 있으며 지난해 봄보다 훨씬 좋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지난 6일 미 신용평가사 무디스는 미 지역 은행 뉴욕커뮤니티뱅코프(NYCB)의 신용 등급을 투자부적격(정크) 수준으로 하향했다. 미 전역에서 약 400개의 지점을 운영하고 있는 NYCB는 지난달 31일 실적발표에서 지난해 4·4분기에 2억5200만달러(약 3358억원)의 손실을 입었다고 밝혔다. 은행은 최근 상업용 부동산 시장의 수요가 급감하면서 관련 부동산 대출의 손실을 예상해 막대한 대손충당금을 설정했고 이는 곧 대규모 손실로 이어졌다. NYCB 외에 상업용 부동산 대출에 연관된 다른 은행들도 큰 손실을 입었으며 NYCB 주주들은 은행을 상대로 집단소송에 나섰다.
이에 미 언론들은 지난해 3월 실리콘밸리은행을 포함한 중견 은행들의 연쇄 붕괴 사건을 언급하며 은행 위기가 재발할 가능성을 분석했다. 바는 최근 논란에 대해 "팬데믹이 일부 중심업무지구의 상업용 부동산에 미치는 지속적인 영향 등 지켜봐야 할 몇 가지 위험 요인이 남아 있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약 50% 폭락한 NYCB의 주가와 관련해 "한 은행의 실적이 기대에 못 미치고 충당금이 늘어났다고 해서 전체 은행 시스템이 굳건하고 유동성에 문제 징후가 보이지 않는다는 사실을 바꾸지는 못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옐런과 연준 관계자들의 발언한 이날 미 다우지수와 S&P500지수는 다시 올라 각각 0.4%, 1.3%씩 상승한 채 장을 마쳤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