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죽지세' 도요타, 7년 만에 삼성전자 제치고 아시아 시총 2위 올랐다
2024.02.16 06:00
수정 : 2024.02.16 06:43기사원문
15일 도쿄주식시장에서 도요타의 종가는 전일 대비 0.1%내린 3382엔을 기록했다.
도요타는 연일 시총 기록을 경신하고 있다. 지난달 25일 일본 상장사 사상 최대인 48조7981억엔을 기록한 데 이어 이달 6일 사상 첫 50조엔을 돌파했고, 7거래일만에 또다시 55조엔 고지를 넘어섰다. 그야말로 파죽지세다. 다이하쓰공업 등 도요타 계열사의 조직적이고 장기간에 걸친 품질 인증 부정, 이로 인한 생산 중단 등의 악재에도 도요타 주가는 흔들림없이 나아가는 형국이다. 골드만삭스증권은 도요타의 목표주가를 3600엔으로 올려잡았다.
도쿄증시 1위인 도요타의 시가총액은 지난 2016년을 기점으로 줄곧 삼성전자에 밀렸었다. 양사의 시가총액은 지난 2021년 한때 2배 이상 벌어지기도 했다. 그러나 최근 일본 증시 부활과 함께 글로벌 투자자금이 도쿄증시 간판기업인 도요타로 집중되면서, 시총이 빠르게 증가했다. 일본 증시는 연일 상승세를 타면서 버블 경제가 정점을 찍었던 1990년 이후 34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올초 일본 정부가 절세혜택을 대폭 늘리는 방향으로 NISA제도(소액투자비과세제도, 한국의 ISA)를 개편한 것도 일본 개인투자자들의 증시 유입 확대로 이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도요타의 실적 전망치도 투자자들의 기대감을 확대하고 있다. 도요타는 2023 회계연도(2023년 4월~2024년 3월) 순이익(연결기준) 전망치를 전년도 대비 84% 증가한 4조5000억엔(40조원)으로 제시하고 있다. 당초 전망보다 5500억엔 상향조정한 것이다. 영업이익은 4조9000억엔(43조53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제시했다. 글로벌 3위인 현대자동차·기아 양사 합산 영입이익(26조8300억원)보다 1.6배 많다. 전기차 및 전고체 배터리 개발을 위한 투자 여력이 한층 강해진 것이다.
최근 전기차 시장 둔화, 하이브리드카 수요 확대도 도요타에게 유리한 국면을 만들어주고 있다. 수익성 강화뿐만 아니라, 테슬라 추격을 위한 자금과 시간이 동시에 확보된 것이다. '전기차 지각생'이란 오명도 약화되는 양상이다.
세계시장 판매 행진도 주가 상승을 뒷받침하고 있다. 도요타는 지난해 사상 최대인 1030만대에 육박하는 차량을 판매, 4년 연속 세계 판매 1위를 기록했다. 올해도 1030만대를 목표로 생산계획을 짰다. 내년엔 1050만대를 생산한다는 계획이다.
여기에 엔저 효과(달러 대비 엔화가치 하락)가 더해지면서, 실적 전망치는 긍정적이다. 외국인들의 코스피 외면, 코리아 디스카운트(한국 주식 저평가), 실적 악화를 기록한 삼성전자와 대비를 이룬다.
도요타와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하고 있는 현대자동차의 시총은 50조 7676억원(코스피 6위)으로, 도요타의 약 10분의 1이다. 기아 시총(45조6320억원)을 합치면 5분의 1이다.
한편, 아시아 시총 1위는 대만 TSMC(6704억 달러, 893조3726억원)이다.
ehcho@fnnews.com 조은효 기자